[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부부이혼 예언 3번째 원인과 대책: 싸운 후 정상화 작업의 실패

1982

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일란성 쌍둥이도 행동이 전부 100% 일치할 수 없고, 한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라도 성격이 다르고 선호하는 기호도 다르다. 그런데 부부란 서로 자란 가정환경과 배경이 다르고, 남녀라는 성차, 서로의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생활 방식에서 차이가 나게 되어 있다. 또한 부부들이 상대방에 대한 매력이나 호감을 느끼는 과정을 보면, 자신에게서 부족한 것을 상대방에게서 찾아서 서로 상보적인 관계를 갖고자 하는 심리도 있다. 예를 들면, 자신은 외향적이어서 외부 모임이나 활동을 좋아하는데, 상대방이 내향적이어서 차분해 보이고 안정적인 태도를 보이면 서로 매력이나 호감이 간다. 자신은 융통성이 많아서 순발력이 있고, 일을 대충 하려는 의도가 있는데, 상대방은 일 처리가 분명하고 생활을 계획적으로 하는 사람이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부들은 공동생활을 하는 한 의견 차이와 갈등이 있게 마련이고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부부들의 잘못된 대화 방식, 즉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비난, 멸시, 책임 전가 및 상대방과 대화를 단절하는 담쌓기가 부부이혼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간관계는 대화 관계이기에 대화법을 바꾸어야 인간관계가 바뀐다.
이번 칼럼에서는 가트만 박사가 3,000쌍을 통해서 밝혀낸 이혼을 예언하는 세 번째 요인인 부부가 싸우거나 다툰 후에 다시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문제점에 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싸운 후 정상적인 관계 회복의 중요성
●부부 관계 정상화 실패의 과정과 의미
부부들이 생활하면서 다투고 싸우는 경우를 보면 대체로 사소한 문제로 시작되어서 크게 발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남편이 세수하면서 물을 바닥에 튀기거나, 화장실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아내가 한숨을 쉬면서, “당신은 화장실을 사용하면 좀 똑바로 하세요. 당신이 화장실을 사용한 후 뒤처리를 하는 것도 지겨워!”라고 표현을 한다. 남편으로서는 아내가 아침부터 잔소리한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약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한다는 생각에, 아내를 공격하는 말, 즉 “당신은 설거지나 좀 제대로 하세요!”라고 아내를 공격하게 되면 부부 갈등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과거의 행동을 들추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심하면 고성이 오고 갈 수 있고, 감정이 상하면 부부들은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오래갈 수 있게 되어 부부 관계 정상화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부는 정상적인 관계가 회복되기까지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다.

●부부 관계 정상화 실패 행동의 예
부부가 싸운 후에 관계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인다.
– 시선을 서로 피하기, 같은 공간에 있지 않기, 각방을 쓰기
– 식사 등 상대방과 불가피하게 같이 있어야 하면 서로 말을 하지 않기
– 상대방을 위한 행동을 하지 않기: 예, 요리하기, 집 안 청소 및 가사 분담 등
– 상대방을 속상하게 하는 행동을 일부러 하기 등

●부부 관계 정상화 실패가 심리적 및 신체에 미치는 영향
부부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표면적인 행동은 위에서 지적한 것 같이 상대방을 여러 방법으로 회피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 “당신이 어떻게 나에게 그렇게 할 수 있어!”, “당신은 나를 무시하고, 나에게 관심이 없어!”, “당신이 나에게 해 준 것이 얼마나 되는데, 그것도 못 해줘?” 등의 각종의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그에 따른 분노, 실망, 절망 또는 불안한 감정이 내면에 쌓인다. 또한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은 혈압 상승, 소화 불량, 두통, 허리 통증 등 각종의 신체화된 증상을 유발한다. 연구에 의하면 내과적인 증상의 70% 정도는 신체적인 원인보다는 심인성 질환이라고 한다.

▲부부 관계 정상화를 위한 꿀 팁!
●내 생각을 바꾸기: 인지 치료의 원리에 의하면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상황을 바라보는 “내 생각”이라고 한다. 즉 감정과 행동의 주범은 환경이 아니고 내 생각이다. 그러기에 내 생각을 알아차리고 내 중심적이고, 비합리적인 생각을 알아차리고 바꾸어야 감정이 변하고 부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아내는 잔소리를 너무 심하게 해”라는 생각 대신에, “아내 처지에서 보면 내 반복된 실수 행동에 오죽하면 짜증나고 화가 날까? 미안하다고 말하고 빨리 화해하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꾸어야 부부 관계가 정상화된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기: 우리는 상대방을 비난할 때, “미숙하고 철없는 어린아이 같다”라는 말을 경우가 있는데, 어린아이의 특징은 자신만 생각하고,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부부 사이에 화가 나고 갈등이 있을 때 첫째로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반영하는 것이다. 더 강하게 이야기를 한다면, 남편은 아내가 되어 보고, 아내는 남편이 되어 보아야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부부 갈등으로 삐 져서 고집부리지 말고 빨리 감정을 회복하고 정상화를 해야 한다.

●내가 먼저 고개를 숙여야 상대방이 고개를 숙인다: 흔히 하는 말로 “상대방의 고개를 숙이게 하려면, 내가 먼저 숙이고 인사를 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이 정상화를 해 주면 내가 응한다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닌, 내가 먼저 해결한다는 적극적인 생각을 하자. 부부 사이에서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무의미하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처럼, 싸운 후에는 빨리 화해하고 서로 이전과 같이 합쳐져서 회복해야 한다.

●부정적인 정서를 빨리 회복하는 것이 정신과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우리 모두는 부부 갈등 후에 냉전에 빠지면, 심기가 불편하고 소화도 잘 안 되는 신체적인 증상을 경험한다. 오래 살기 위해서 유기농과 건강식을 찾는데, 부부 사이에 감정과 기분 다스리기가 건강식 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장수하려면, 부부 갈등 후에 빨리 정상화하는 능력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