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부부이혼 예언 4번째 원인과 대책 –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 상대방이 나를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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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남녀는 서로 사랑하고 행복한 꿈을 꾸면서 결혼을 하지만 결혼의 신혼여행 시간은 너무나 짧다. 필자가 부부 상담한 바에 의하면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즉시 이혼했다는 부부도 목격했다. 이혼에 관한 통계에 의하면 남자의 평균 이혼 나이는 47.6세이고 여성은 여자 44.0세라고 한다. 이혼 부부들의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5년이었고, 20년 이상 결혼 생활 후 이혼한 경우가 31.2%고 가장 높고, 그 다음이 4년 이하가 22.4%를 차지했다. 즉 이혼하는 부부 중 10쌍 중에서 두 쌍은 결혼 기간이 아주 짧고 젊은 부부들이다. 이들은 결혼 생활을 시도해서 부부 만족도가 떨어지고 서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혼을 쉽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혼인 지속 기간 30년 이상의 부부 경우에도 이혼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에 결혼 기간이 길다고 해서 결혼이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통계를 보면 결혼이 행복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같이 사는 동안 서로의 갈등을 경험하고, 이혼해도 자녀 양육과 경제적 지원, 재혼 등의 또 다른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기에 이럴 바에는 차라리 독신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랴”라는 우리 말 속담처럼 이혼이 무서워서 결혼을 회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혼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따라서 이혼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다루는 문제들이 자신의 결혼 생활에 조금이라도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한 가지라도 알아차리고, 고치려고 노력하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부부들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또 그렇게 살아야 한다.

⦿ 부부가 공통으로 상대방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하는 이유
■ 상대방이 나를 무시한다: 부부들이 서로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한다”라는 생각이다.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기보다는 “무시하고 부정한다” 라고 생각하는 원인은 외적인 이유와 내적인 이유가 있다. 외적인 이유는 부부들의 원 가족이 경제적 사회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고, 부부 사이에 학력의 차이도 크고, 아내가 남편보다 수입이 많은 경우, 취약한 배우자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부는 결혼할 때, 서로의 상대방의 조건과 입장을 다 알고 있음에도 상대방을 사랑하고 약점을 수용하는 면에서 출발했기에, 자신의 취약점 때문에 상대방 배우자가 자신을 무시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외적인 조건보다는 내면적인 문제이다.

■ 자존감이 낮은 배우자는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필자는 가정 폭력 가해자를 법원으로부터 수강명령을 받은 가정 폭력 가해자들을 20년 넘게 순화 교육과 집단 상담을 시행한 경험이 있다. 가정 폭력 남편에게 왜 아내를 폭력을 사용했는가 하고 질문을 하면 “아내가 나를 무시해서 화가 나서 아내를 훈육하기 위해서 한 대 때렸다.”라고 말하는 가부장적인 남성을 수없이 목격했다. 이러한 남성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었다. 성장 과정에서 남과 비교당하고, 부모로부터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듣고, 애정을 받지 못하다 보니, 항상 자신에 대해서 불안하게 느끼고,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선입관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었다. 아내의 처지에서는 단순히 남편에게 집안일을 도와 달라고 하거나, 자녀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아내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 “내가 돈을 많이 못 번다고 나를 무시해서 잔소리하는 것이냐!”라는 생각을 하면서 화를 내고, 자신의 폭력을 합리화한다.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면, 아내는 남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남편 역시 아내에 대해서 적개심이나 분노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혼으로 이어진다.

■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자존감을 높이는 기술
자존감에 대한 정의는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가치관”이다. 건강한 자존감을 누리기 위해서는 자신은 누구인가에 대한 분명한 자아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자존감과 비슷한 ‘자존심’이란 용어는 ‘남에게 굽히지 않고 스스로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평가하는 기준이 본인 스스로 주체가 되어서 자신이 자신에 대한 가치관에 기초하기에 타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거나 덜 받는다. 그러나 자존심은 대체로 자신을 평가할 때 타인과 외모, 학력, 경제적인 능력, 사회적인 지위 또는 부모의 사회적인 위치 등으로 비교해서 타인보다 높다고 생각하면 우쭐대고 교만할 수 있지만, 남들에 비해서 낮다고 생각하면 타인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에 불안하고 우울할 수 있다. 남들과 비교해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스스로 비하하고, 자신이 자신을 비하하는 태도 때문에 남이나 배우자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고 화를 내고 폭력적으로 되기도 한다.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행동을 시도해야 한다.

■ 자신을 스스로 인정하고 수용하기: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기에 정서가 안정되고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다. 건강한 자존감을 자진 배우자는 상대방이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를 지적할 때, 방어적이지 않고, 자신의 실수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수용한다. 남이 자신의 약점을 지적한다고 해서 자신의 존재가치가 낮아지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배우자의 지적에 자신이 못 본 것을 배우자가 알아차리고 지적해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할 수 있다.

■ 자신에 대해서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기: 결혼 생활이란 자신의 모든 것을 배우자에게 노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배우자가 힘들거나, 배우자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상대방에게 지적을 당하게 되어 있다. 이 경우에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자신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노력한다. 상대방이 오해 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주장”을 하면서 바로잡으려고 시도한다. 또한 나는 자신을 A라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은 나를 B라고 규정하면서 오해하거나 공격할 때, 자신의 정체성이 강하기에 흔들리지 않고 정서적인 안정을 유지한다.
■ 자신의 약점보다는 장점에 초점을 두기: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장점을 보면서 장점을 더 계발시키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통계에 의하면 대체로 자신의 80%는 장점이고 20%는 고쳐야 할 단점들이라고 한다. 자신의 부정적인 20%에 집중하지 말고 80%의 긍정적인 점에 초점을 두자.

■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자존감의 핵심은 “자신이 누구이고, 무슨 가치관을 가지고, 무슨 의미를 두고 삶을 살고,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면서 살 것인가”에 관한 자아 정체성이다. 자아 정체성이 확고해야 남의 평가나 의견에 흔들리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자신의 건강하지 못한 자존감 때문에 배우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배우자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문제이기에, 확고한 자기 정체성에 근거한 건강한 자존감을 갖도록 하자. 건강한 자존감을 회복하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