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이혼의 마지막 7번째 원인: 남편이 아내의 말 듣기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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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이혼의 7번째 원인은 ‘남편이 아내 말 듣기를 거부한다’는 연구 결과를 필자가 보았을 때, 솔직히
말해서 좀 실망스러웠다. 우리 부부 관계에서 보면 나도 아내 말을 잘 안 듣지만, 아내 역시 내 말을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즉 아내 역시 한 고집을 하는데, 왜 남자의 고집이 이혼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말일까?
이 주제를 좀 더 과학적으로 탐색하기 위해서는 남녀 두뇌 기능의 차이점에 관한 연구 결과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남녀 두뇌 기능의 차이에 관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성은 자극을 받을 때 두뇌에서
부분적이고 선형적인 반응을 보이고, 여성은 전체적으로 총체적으로 적응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즉 남성은 어떤 사안에 대해서 파고들면서 일종의 터널 비전을 갖는 경향이 있어서 자신이 추구하고
흥미가 있는 것에 몰입하다 보니까, 외적인 상황이나 총체적인 상황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여성의 두뇌는 전체적인 관점과 미래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강하기에 위기에서 상황을
처리하는 능력이 효과적이고, 신속하고 기지가 있는 판단을 하며, 안정적으로 상황을 처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남자는 위기를 당하면 쉽게 흥분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는 경향 때문에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 여성에 비해서 취약하다. 남성의 처지에서 보면 여성은 보이는 상황에 피상적이며,
지나치게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고, 여성의 관점에서 보면 남성은 외골수이고
고집이 세고, 위험을 인지 못하고 지나치게 모험적인 행동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 때문에
부부가 서로 다름을 수용하고 인정하지 않고 의사 결정할 때, 부부는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성의
두뇌와 여성의 두뇌는 서로 상보적인 역할을 하기에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활용하면 삶을
살아가는데 더 강한 팀워크를 할 수 있다.
■남편이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이유와 중요성
대화의 내용은 그 사람의 관심과 삶의 가치관을 반영한다. 아내로서 여성의 관심은 자녀의 양육과
가족의 안정이다. 그러기에 아내는 남편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돈을 사용해도 가족 위주로 사용하고,
가능하면 절약하면서 경제적인 불확실성을 대비하고 자녀와 가족을 지키려는 데 관심이 많다. 자연히
남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아내는 남편이 자신과 자녀에게 관심을 두기를 원한다. 그런데 남편이
귀가를 늦추거나 외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면, 아내는 남편에게 일찍 귀가해서 자녀들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짜증이 나서 아내가 지적하는 것이
남편에게는 잔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 경우 아내의 말을 잔소리라고 치부하면서 무시하고
듣지 않으면, 설령 남편이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온다고 해도 아내와 자녀에 대한 남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내의 입자에서는 결혼 만족도가 떨어지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아내가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잔소리에는 남편과 가족의 안전에 관련된 중요한 정보가 있다.
아내의 말을 듣지 않는 남성은 여성의 중요한 삶의 정보나 지혜를 활용하고 반영하는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이에 반해 남성의 관심은 사회적 직업의 성취를 통해서 가정의 경제적인 역할도 하고 자신의 성취에
관심이 많다. 남성은 여성의 요구가 자신의 욕구 충족에 장애가 되거나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여성의 요구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기에 남편이 자신의 성취나 활동과 가정의
돌봄의 배려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외곬으로 나가면, 남편은 결혼 생활에서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내와 자녀는 행복하지 못하다. 결혼은 남녀가 만나서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특징이기에
남편과 아내가 만족하고 행복해야 진정한 행복이 실현된다. 아내의 희생을 통해서 남편이 행복하거나,
남편의 희생을 통해서 아내가 행복한 결혼이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서로가 행복을 위해서 Win Win
할 수 있어야 한다.
■ 아내의 말 듣기를 거부하는 남편들의 특징
부부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아내는 대체로 남편의 요구나 소망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강한데, 남편은
아내의 요구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게 반응한다고 한다. 그러기에 남편이 아내의 요구에 적절한 반응을
해 주지 않으면 서로의 주고받는 상호적인 관계가 깨져서 결혼 생활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대체로
다음의 성향을 지닌 남성들은 아내의 말이나 요구를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가부장적인 남성: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은 자신이 가정의 주인이고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에 대해서 성 차별을 하고 우월적인 지위를 가졌다고 생각하고 여성에게 군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아내의 말을 귀 닮아 들으려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 부부 관계는 남편의 일방적인
관계이지 상호적인 관계가 아니다. 이러한 가부장적인 태도는 조선 시대에는 통했지만, 현재는 통할 수
없다. 부부는 상호 평등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
◾이기적인 남성: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편은 아내가 마치 자신의 어머니처럼 남편의 모든 욕구를

들어주고, 알아서 챙겨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정서적인 발달로 보면 아동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남편이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욕구를 다 들어주는 엄마 같은 존재가 아니고,
같은 성인으로서 아내를 배려하고 아내를 신체적 정서적으로 챙겨주어야 하는 존재로 대해야 한다.
인생은 일방적으로 받는 관계가 아니고, 받았으면 다시 되돌려주는 주고받는 상호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독재적인 남성: 아내의 말 듣기를 거부하는 남편은 독재적인 남편이다. 가정도 일종의 소단위의
조직체이기에 부부 중의 한 사람이 권력을 움켜쥐고 통제하고 군림하고 싶어 한다. 독재적인 남편은
가족 식구들이 자신의 의견과 결정에 토를 달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자신에 대해서 반대하고
도전한다고 생각하기에 가정 내에서도 아내의 의견을 묵살하고 언론을 통제하고 억압한다. 부부는 1인
독재 체제가 아니고 2인 공동 집단 체제라는 인식을 할 필요가 있다. 부부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남녀가 서로 상호 존중하는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남편이 아내에게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아내와 가정을 위한 남편의 배려와 희생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반사회적인 남성: 반사회적인 사람의 특징은 공감 능력이 없고, 자신의 욕구를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타인은 자신의 욕구를 들어주어야 하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이 안 되면, 어떤 종류의
폭력이라고 사용해서 상대방을 제압하고 군림할 수 있다고 믿고 사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남편은
아내의 말을 들어 주기는 커녕 아내를 이용해서 자신의 욕구를 채우라는 태도로 살아간다. 이러한
사람은 가정 폭력을 손쉽게 하기에, 아내는 가정 폭력에 대해서는 법적인 도움을 받아야 하고,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이혼도 불사해야 한다. 반사회적인 성향의 남성은 어린 시절에 가정에서 학대받고
성장했을 가능성이 있기에 이러한 남편은 상담을 받아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삐뚤어진 가치관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부부 생활을 유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