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이혼의 재앙적 4가지 재앙적 대화 방식: 상대방을 멸시(Contempt)하기

515

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지금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혼율이 40%~5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이혼율을 보면 결혼을 하나 안 하나 후회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사람들은 주위에서 부부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혼의 원인이 성격 차이가 커서 갈등이 있다고 뒷담화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러나 필자가 부부 상담하면서 왜 상대방 배우자에게 호감을 가졌나는 질문을 하면, 외향적인 남성은 여성이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보여서 상대방에게 호감이 있었고, 내향적인 여성은 상대방이 활달하고, 적극적이어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껴서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고 결혼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성격이 꼼꼼한 배우자는 상대방이 여유가 있고, 융통성이 있어서 마음에 들었고, 성격이 털털한 배우자는 상대방이 자상하고 정리 정돈을 잘해서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즉 부부들은 상대방이 자신과 다르고 자신에게 없는 특성을 상대방이 가졌기에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서 부부 연을 맺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부부들은 성격이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끌리고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듯이 부부들은 처음 출발이 다른 성격 때문에 매력을 느껴서 결혼하는데 어떤 부부는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데 왜 어떤 부부들은 왜 성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을 할까?

▶이혼으로 이어지는 대화 방식: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멸시하고, 격멸하기
이혼하는 부부들을 상대로 한 연구에 의하면 부부 이혼의 근본적인 문제는 부부들이 남녀, 성장 배경 및 성격 차이에서 오는 차이점을 해결하려고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멸시하는 대화 때문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이러한 상처가 만성화되면 부부는 정서적으로 멀어지고 이 과정에서 부부들이 부부 상담을 받거나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해결되지 않으면 이혼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상대방을 멸시하는 대화의 의미와 이러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문제점
‘멸시한다’라는 사전적인 의미는 ‘상대방을 업신여기거나, 하찮게 여기다.’이다. 이와 비슷한 말은 ‘깔보고 조롱한다’란 말이 있는데, 이는 상대방의 치명적인 약점을 지적하고 놀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키가 작으면 열등한 유전자 때문에 키가 작다고 막말하는 것이 “멸시하는 것”이라면, ‘난쟁이 똥자루도 당신보다 키가 커요’라고 놀리는 것이 “조롱”이다. 이처럼 부부들이 서로의 다른 점에서 오는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향해서 멸시하는 대화를 하면 그러한 대화 때문에 업신여김을 당하고, 또 조롱당하는 기분으로 이어져서 부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그러기에 부부 사이에 멸시하는 대화는 엄밀히 말하면 최악의 언어폭력이고, 이러한 막말을 퍼붓는 사람들은 분노 조절 장애를 보이는 사람들이다. 언어폭력은 어떤 의미에서는 신체 폭력보다 더 상처가 깊고, 언어폭력은 일생을 지배한다고도 볼 수 있다.

▶상대방을 멸시하는 대화의 예
필자가 부부 상담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는 부부들의 막말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남편이 아내를 멸시하는 말의 예:
– 너는 네 집에서 어떻게 그 따위로 가정 교육을 받아서 그렇게 싸가 지가 없냐!
– 내가 눈이 멀어서 너를 좋아서 결혼한다고 한 것 두고두고 후회된다!
– 내가 당신 같은 것과 함께 한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지긋지긋해, 내 앞에서 당장 꺼져!
●아내가 남편을 멸시하는 말의 예:
– 네가 그러고도 남자냐! 너 같은 쓸모없는 남자는 길가에 나가면 트럭이나 구할 수 있어!
– 네가 돈을 많이 벌어다 주냐? 네가 밤일을 잘해 주냐? 하나도 쓸모없는 인간아!
– 옆집 남편을 좀 봐, 돈 잘 벌지, 아내를 호강시켜 주지, 너는 그 사람 따라가려면 그 사람 눈곱도 안돼 이 인간아!
이 외에도 상대방을 향해서 동물 이름, XXX가 들어가는 말 사용하기 등 너무나 상대방을 멸시하는 말이 많다. 필자가 이러한 막말 대화의 예를 들다 보니 정말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떨리고 수치심을 느끼는 것 같다. 부부들이 화가 치밀면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처를 주려고 상대방을 멸시하는 막말을 하지만, 분노가 가라앉고 차분해지면 막말한 것을 후회하지만 뱉은 말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상대방의 가슴에 꽂히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이다.
▶상대방을 향해 멸시하고 막막하고 싶은 분노가 치민 상태에서의 대책
첫째: 이러한 상태에서는 이제는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지 말고, 서로 휴전하고 떨어져 있으면서 감정을 진정시켜야 한다.
화가 치밀고 분노가 폭발하는 사람 두뇌의 상태는 감정을 통제하는 변연계가 과부하 되고 과 활성화되어 오작동하게 되면 두뇌는 감정을 폭발하고 표현하는데 초점이 되어 있고, 이러한 변연계의 오작동을 전전두엽에서 합리적인 사고나 논리를 가지고 통제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최상의 선택은 자신과 타인을 정서적, 신체적으로 치명상을 줄 수 상황을 피하려고 부부는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 감정뇌인 변연계를 안정시켜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대화를 지속하려고 시도하면 분노 조절이 불가능하기에 사달이 난다. 이 상황에서 최상의 선택은 잠시 타임아웃을 가지고 서로가 떨어져 있어야 한다.
둘째: 자신만의 감정을 진정하기 위한 특효제를 사용하라. 흔히 할 수 있는 감정 안정화 행동을 위한 처방은 다음과 같다.
– 산책하면서 분위기를 바꾸기
–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심호흡하면서 숫자를 20에서 거꾸로 세기
–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샤워하면서 신체를 안정시키기
– 평소 자신을 공감하고 이해해 줄 사람에게 전화해서 답답함을 하소연하면서 상대방 처지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셋째: 서로가 타임아웃을 통해 진정한 상태가 되면 차분하게 대화를 시도하되 첫 마디에, “내 생각은”, “내가 보기에는” 등의 “나 전달법의 대화”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당신 생각은 어때?”라는 방식으로 대화해라.
예를 들면, “내 생각은 당신이 돈 씀씀이를 좀 줄이고, 자녀와 더 시간을 보내고, 가정에서도 설거지를 도와주었으면 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라는 방식으로 부드럽게 대화하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비난하거나 멸시하는 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 부부 이혼의 직접적인 원인은 성격 차이가 아니라 이러한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멸시와 막말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