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이혼의 재앙적 4가지 재앙적 대화 방식: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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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과 결혼해서 배우자와 다정하고 친밀한 관계를 이루고, 자녀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면서 결혼을 시도한다. 결혼할 당시에 남녀 모두 상대방의 외모에도 신경을 쓰고 애정을 쌓아가는데, 이러한 열정적인 사랑의 유통 기간은 약 6개월이라고 한다. 부부는 진정한 애정과 정서적인 친밀감에 기초한 정서적인 결혼이 완성되지 못하면, 아무리 결혼 기간이 길어도 이혼의 위기를 맞는다.
결혼과 부부 문제 연구의 대가인 가트만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이혼의 직접적인 원인은 부부가 갈등을 해결하려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비난하기, 멸시하기, 상대방에게 문제의 책임을 전가하기와 벽을 쌓는 행동이라고 한다.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부부들은 90% 이상 이혼으로 끝난다고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에 관해서 다루어 보고자 한다.
▶책임감에 대한 의미와 책임감을 상대방에 전가하는 결과
책임감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1)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2) 어떤 일에 관련되어 그 결과에 대해서 지는 의무나 부담 또는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이라고 되어 있다. 결혼 생활에서 전통적인 책임을 상대방에 전가하는 경우는, 남편으로서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아내와 자녀를 보호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정서적인 지지를 회피하는 것이고, 아내로서 가사를 소홀히 하고, 자녀를 양육과 남편의 직장 활동에 도움 주기를 소홀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통적인 성역할에서 오는 책임감이 아니라, 부부가 처한 개인 상황에 맞게 서로가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을 융통성 있게 실행하는 책임감이 중요하다.
필자가 상담한 부부들의 경우에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경우는 성에 관련된 역할보다는 결혼 생활에서 생겨나는 사소한 문제를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할 때 문제가 심각했다. 예를 들면, 자녀가 성적이 떨어지거나 저조하면 배우자 탓, 일이 잘 안 풀려도 상대방 탓,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배우자 탓, 심지어는 결혼 생활에서 행복하지 못하면 배우자 탓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 생활이란 상호적인 인간관계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일으킨 사람도 문제이지만, 그 문제에 대한 대응하는 방법도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부부 문제는 서로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과관계로 연결 되어있다. 그런데 부부 문제를 일방적으로 상대방 탓을 하는 것은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악순환을 불러오고, 이 과정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상대방 탓을 하면서 공격하면 부부관계는 파탄으로 이어진다.
▶상대방에게 책임 전가를 하는 사람의 특징
성경에 보면 아담과 이브가 사탄을 상징하는 뱀의 꾐에 넘어가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따 먹었을 때, 하나님이 어떻게 된 것인가 물으니까, 선악과를 따 먹은 이브는 뱀 탓을 하고, 아담은 아내인 이브 탓을 한 기록이 나온다. 따지고 보면 뱀이 위협을 하면서 따먹으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이브가 총을 가지고 아담에게 협박하면서 선악과를 먹으라고 한 것도 아니다. 상대방이 선악과 먹기를 제안하거나 유혹은 했지만, 결국 자신이 결정해서 선악과 따먹었다. 그러나 하나님께 자신의 행동을 추궁 당하자 상대방 탓을 했고, 이러한 책임 전가하는 행위 때문에 인간은 하나님과 영적인 이혼을 당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것이다. 인류는 왜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전가하려고 하는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배우자들의 특징
●완벽 주의적인 배우자: 자신은 모든 면에서 결점이 없고, 완벽하기에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자신에게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아무도 완벽하지 않다. 모두가 실수하며 살고, 가정생활에서 실수하면 인정하고 다음에 수정하면 되는 것이다.
●방어적인 배우자: 방어적인 배우자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문제가 지적당하면 자신을 보호해야 하고, 자신을 가장 잘 보호하는 방법은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방법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즉 실수하고 결점이 있는 나를 보호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배우자들이다. 살다 보면 실수할 일이 많다. 실수했으면 인정하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하려는 배우자: 거짓말을 하는 배우자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들통이 나서 비난이나 처벌을 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행동을 원색적으로 부정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배우자는 잔머리를 굴려서 아예 자신이 한 행동의 원인이 상대방의 행동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다. 거짓말이나 책임 전가나 모두 행동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하려는 동기에서 출발한다. 외도나 도박이나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면, 이에 최선의 대책은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 고통의 결과를 감내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고통을 경험해야, 그 고통 때문에 행동을 수정하거나 억제하려는 동기를 갖게 된다.
●자기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자존감이 낮은 배우자: 정체성이 부족한 배우자는 삶에 대한 주인 의식이 없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약한 배우자는 남의 눈치를 보면서 남들에게서 거절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한다.
▶결혼 생활에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대한 해결책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결과를 감내하기: 자신의 실수를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행동은 사막에서 타조가 궁지에 몰리면 모래에 자신의 머리를 감추고 몸 전체를 감추었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실수를 감추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시인하고 살고 부정적인 결과도 견디자.
●자신의 실수한 행동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기; 실수한 행동을 시인하고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성숙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이렇게 해야 상대방도 자신의 실수를 개방하면서 관계가 좋아진다.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인간의 삶의 목적은 성숙하는 과정에 있기에 오늘만 있는 것은 아니고 내일도 있다. 오늘 실수해도 내일 잘하면 된다. 과거의 생각보다는 미래의 생각에 집중하면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