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이혼 시리즈를 종료하면서 종합적인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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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지금까지 결혼 연구의 대가인 미국 워싱턴 대학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하신 가트만 박사의 이혼의 7가지 원인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에 근거한 이혼의 원인과 대책을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동안 다루었던 내용을 정리하기로 한다.

첫째: 우리는 이혼의 주요 원인이 성격 차이, 남녀의 차이, 부부들의 분노 조절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러한 문제가 이혼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이혼의 직접적인 원이 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혼할 때 남녀의 차이점이나 성격 차이를 인정하고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성격은 차이는 데이트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과 다른 점을 지닌 상대방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어서 성격 차이가 이혼의 직접적인 원인은 되지 못한다. 부부는 서로가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서로의 차이를 수용하고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서 극복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둘째: 이혼의 직접적인 원인은 부부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화하는 방법이었다. 즉 대화 도중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비난하고, 평가하고, 멸시하는 대화를 하면 부부들이 이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까? 비난, 평가, 멸시적인 대화는 강도는 다를 수 있지만, 본질에서는 상대방을 언어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방을 멸시하는 태도는 상대방에 대한 언어폭력이다. 부부 사이에 신체 폭력을 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지만, 언어폭력을 한 경우에는 그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가 신체 폭력보다 더 오래갈 수 있고, 상처가 더 깊을 수도 있다. 부부들이 대화하다 보면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동이나 의견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상대방의 인격을 비난하거나 멸시해서는 안 된다. 부부는 갈등을 해결하려고 대화할 때, 상대방의 구체적인 행동을 지적해 주고,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이나 원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된다.

셋째: 부부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부부 관계에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부부 생활을 하다 보면 남편과 아내 모두 실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남 탓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는 공정과 정의라는 면에서 볼 때 옳지 않다. 그리고 자신 행동의 원인이 상대방의 행동이라고 보는 태도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주인의식이 상대방에 있고, 자신은 상대방의 행동에 100% 영향을 받아서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과실이나 실수가 있지만, 그에 반응하는 행동에 대한 선택은 자신이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실책에 대해서 화를 내거나, 폭력으로 대응하는 선택도 자신이 한 것이고, 대화를 통해서 건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본인의 선택이다. 결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부부가 조절이 안 되고 분노를 파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문제다. 분노를 건강하고 건설적으로 대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넷째: 결혼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부 사이에 건강한 친밀감과 애정이다. 부부 사이에 발생하는 외도, 폭력, 각종의 중독 행위는 부부들이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다시 말하면 부부라는 나무가 맺는 열매가, 불신, 분노, 의심, 혐오라는 감정이라면, 이러한 부부들의 내적인 나무의 상태는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이다.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좋은 나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진리일 진데, 부부 갈등이 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부부들은 어떤 나무 상태인가를 반성해 보고, 부부가 서로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신뢰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부가 행복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내적인 변화가 필수적이다.

다섯째: 부부들이 만족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주거 환경, 건강한 식생활 등 의식주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정적인 지지다. 부부는 상호 안정 애착을 맺고 정서적인 지지를 하고 수용해 주는 관계가 중요하다. 특히 아내의 처지에서는 가족을 돌보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인 소진에 대해서 남편이 알아주고, 지지해 주고 공감해 줄 때 소진이 완화되고 회복될 수 있다. 남편은 아내의 신체적인 소진과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기 위해서 가사 분담을 철저히 해 주어야 하고, 아내를 마사지도 해주면서 배려해 주어야 한다. 남편이 아내의 관점에서 아내의 감정을 반영해 주고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는 역할하고 배려해 줄 때 아내는 남편을 신뢰하고 애정을 느낀다. 아내 역시 남편의 식사에만 신경을 쓰지 말고, 남편을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남편도 직장 스트레스가 엄청 심하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칭찬과 격려는 남편에게 아주 소중한 보약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섯째: 건강한 부부 생활을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부는 팀으로 행동해야 한다. 부부라는 조직체는 부부가 서로 공동 집단 체제를 이루는 협동 체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에 남편은 자신의 원 가족 보다, 아내가 우선이고, 아내는 자녀보다 남편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부부가 팀워크를 하면서 시집, 처가, 자녀 문제를 의논하고, 협상하고 가장 좋은 의견을 절충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 이러한 가정은 건강하고 튼튼하다. 부부 문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의논하다가 부부가 자중지란을 벌여서 부부가 이혼으로 갈라지는 것은 가장 멍청한 짓이다. 부부 관계가 튼튼하고 건강해야 자신의 부모나 자녀를 잘 돌볼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는 것이다.

일곱째: 남편은 아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귀담아들어야 가족이 안정되고 편안하다. 우리나라는 가부장적인 전통 때문에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내는 기본적으로 자녀를 중심으로 가족의 안정과 유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경향이 있기에 남편은 아내의 말과 의견을 신중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남편이 아내의 말을 잘 들어서 손해 보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오히려 이 반대의 경우가 아주 많다.

남편이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내는 남편의 말을 수용하는 경향이 기본적으로 있기에 남편이 아내의 의견을 수용해야 상호적인 관계가 형성된다. 아내의 지혜와 기지 및 전체적으로 판단하는 안목을 남편이 잘 활용해야 건강 가족이 된다.

결론적으로 부부는 결혼해서 만족하고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필자가 지금까지 제공한 이혼 시리즈를 참조하면서 한 가지라도 자신에게 해당한다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수정하려고 노력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을 알아차린다고 해도 그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골프라는 운동을 할 때, 잘못된 자세나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행동을 만 번 반복해야 수정이 된다고 한다. 부부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잘못된 행동들 즉 상대방을 비난하고 평가하는 대화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 관계는 화초를 키우는 그것에 비유하는데, 매일 같이 물을 주고 가꾸어야 부부라는 행복의 꽃이 피는 것이지, 부부의 꽃을 방치하면 쉽게 말라 죽는다. 이 칼럼을 읽는 모든 부부가 행복하게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