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행복한 부부들의 특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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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야구 운동선수가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신이 땅볼을 치거나 뜬 공을 쳤을 때 자신의 동작을 잘 관찰하고 분석해서 이 행동을 고치는 방법이 고, 다른 방법은 자신이 안타나 홈런 친 행동을 관찰해서 이 동작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심리치료란 인간의 부정적인 정서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인데,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에 영향을 주는 원인을 찾아내서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왜곡된 생각과 비효과적인 행동을 수정하는 방법이 정신분석, 행동치료, 또한 인지행동 치료 같은 기법이다. 그러나 자신의 과거나 현재를 살펴보아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경험을 참조하고,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상상하면서 그 행동을 현재에 적용하고 시도하는 기법이 문제 해결 중심의 치료 기법이다. 문제 해결 중심의 치료 기법의 기본적인 가정은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고, 자신의 행동을 잘 관찰해 보면 과거에도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결혼 문제를 포함한 인간의 모든 우울, 불안한 문제를 직면할 때 “내가 과거에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극복했는가?” 자세히 곱씹어 보면서 그 방법을 찾아 다시 반복할 것을 추천한다. 필자가 그동안 연재했던 이혼의 일곱 가지 원인에 관한 칼럼은 불행한 결혼의 원인을 알아차리고 고치는 방법이고, 행복한 부부 생활을 위한 문제 해결 중심의 접근은 행복한 부부들의 특징을 현실에서 반복하려는 기법에 해당한다.

행복한 결혼을 유지하는 비결 2

다섯째: 부드러운 대화로 출발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기: 부부 사이에 갈등이나 문제가 있으면 대체로 참았다가 견딜 수 없게 되면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면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행복한 부부들은 문제가 있으면 초기에 대화를 시도하고 상대방에게 공격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장점이나 긍정적인 면을 지적하면서 상대방의 정서를 안정시킨 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대화이다.

아내: 당신이 요즘에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놀아 주어서(구체적인 행동), 고마워요(감사하기). 그런데 아직도 저에게 연락하지 않고, 늦게 귀가하는 행동(구체적인 행동)을 반복하는데, 다음에는 반드시 늦을 때 연락을 해 주세요(소망)

남편: 내가 아직도 연락하지 않고, 늦게 귀가해서 매우 속상했네요(공감하기), 다음에는 더 신경을 써서 당신이 걱정하지 않도록 할께(미래 행동).

위와 같이 대화를 시도하면 부부 사이의 불만이나 힘들 문제를 부드럽게 접근할 수 있다. 필자의 부부 상담 경험에 의하면 갈등이 많은 부부는 위와 같이 부드러운 접근을 하는 대신에,

아내: 여보 거기 좀 앉아봐! 당신 요즘 내가 잔소리를 하지 않으니까, 당신 행동이 정말 엉망이네. 나하고 살 거야 말 거야!

남편: 당신 말 다 했어? 내가 직장 일로 얼마나 힘든데, 당신은 집에 있으면서 팔자 좋은 소리 하고 있네!

라는 식으로 대화를 한다. 부부는 생활하다 보면 갈등과 불만이 쌓이게 마련인데, 불만 사항을 쌓아 두면 대화를 시도할 때 부드러운 말이 나오지 않는다. 갈등의 초기에 부드럽게 대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섯째: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해결을 시도하기: 인간의 모든 문제는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행동을 할 만한 이유가 있지만 내 처지에서 보면 문제가 된다. 남편은 자신의 성취를 중시하기에 외부 활동을 중시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 힘든 아내는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기에 남편이 일찍 귀가해서 가사 분담을 요구할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는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의 관점을 수용하고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해결책(Win-Win)을 추구한다.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의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자녀나, 아내가 아버지와 남편에게 편안하게 의견을 제시하고 나눌 수 있는 민주적인 가정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체로 권위적인 남성은 아내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녀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문제의 본질은 보지 않고 건방지다고 하면서 상대방을 억압한다. 다시 말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들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일곱째: 부부 싸움이나 갈등 후에 정서적인 보수작업이 효과적이다: 부부들의 삶이란 서로 사이에 연속적인 의견 차이, 의견 충돌과 조정 과정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는 의견 충돌이 심하거나, 부부 사이에 말다툼이 생기면 부정적인 정서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효과적이다. 행복한 부부는 안 싸우며, 부정적인 감정이 없이 완벽하게 사는 것이 아니고, 부정적인 감정에서 회복하고 정상화하는 능력이 좋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에서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음을 참조하면 도움이 된다.

▪부부가 싸우고 나면 가능한 한 빨리 화해를 시도하라: 남편이 먼저 하든 아내가 먼저 하는 서로 화해를 시도하라. 분노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남편은 화가 나면 아내보다는 화난 감정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기에 남편이 화해하도록 더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

▪한 편에서 사과하거나 다가오면 빨리 받아 주어라: 필자의 상담 경험에 의하면 싸움 후에 아내나 남편이 화해를 시도하거나 접근을 시도해도 화가 나면 한 달 또는 두 달 이상 가는 부부들이 있다. 이러다가 각방을 사용하고 이 상태가 이어지면 이혼으로 이어진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우리말 속담처럼 가능한 한 빨리 감정을 회복하고 정상화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을 굴복시켜서 문제가 되는 행동을 고칠 때까지 절대로 기분을 안 풀어준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서로가 감정 회복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덟째: 감정적인 상승작용이 아니고, 긴장을 완화하는 능력이 있음(de-escalation)이 있음: 부부 싸움은 사소한 말 다툼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러나 행복한 부부들은 초기의 조그마한 부부의 불씨가 산불 전체로 번지지 않고 초기에 진화 작업을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화를 내면서 강하게 나오면, 좀 유연하고 애교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시도하고, 상대방은 못 이기는 척하고 받아 준다. 상대가 화가 많이 났을 때는 저주는 척을 했다가 기분이 가라앉으면 대화를 재개할 수도 있다. 때로는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사태를 완화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는데 서로가 받아 주고 부부의 산불이 번져서 집을 태우는 일이 없어야 한다. 행복하게 사는 부부들의 행동을 자신의 결혼 생활에 반영하고 반복하면 우리는 행복한 부부로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