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자 틀리고… 이름 빠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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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추모의 벽 무더기 전사자 오류

지난해 워싱턴 DC 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세워진 추모의 벽에 일부 전사자들의 이름이 잘못 새겨지는 등 오류가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 6·25전쟁 연구자인 역사학자 할 바커 형제를 인용해 추모의 벽에서 1,015개의 철자 오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약 500명의 전사자가 명단에서 빠졌고, 6·25전쟁과 전혀 관련없이 사망한 245명의 이름이 추모의 벽에 새겨진 사실도 확인됐다.

2,420만달러 건립 예산 중 한국 정부가 2,360만달러를 부담한 추모의 벽에 새겨진 명단은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과 미 국방부의 책임으로 작성됐다.

바커 형제는 미 국방부가 보유한 6·25 전사자 명단 자체에 오류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1950년대에 종이에 구멍을 뚫어 정보를 저장하는 IBM의 ‘천공 카드 컴퓨터’로 전사자 명단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명단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입력할 수 있는 정보의 수가 제한된 천공 카드의 특성상 볼드 이글 베어 상병처럼 이름이 길거나 복잡한 경우는 잘못 입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후 국방부는 천공 카드로 기록한 명단을 디지털로 전환했지만, 처음부터 잘못 입력된 명단은 수정되지 않았다.

한국전 추모의 벽은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 설립된 기념물로, 한국전쟁 전사자 4만3,748명(미군 3만6,574명·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추모의 벽 조성 사업은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참전비와 달리 한국전 기념비에는 전사자 이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후 2016년 연방 의회가 건립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한국 국회에서도 건립지원 촉구 결의를 채택했고, 추모재단 모금과 한국 정부 예산 지원 등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