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사건 직후 BBQ파티···바이든 위기대응에 민주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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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로이터>

대규모 인명피해에도 간략 메시지 냈다가 추가로 입장 내고 대응
낙태권 폐기·고물가에도 대응 미흡 평가···대통령제 신뢰도 하락

11월 중간 선거가 3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위기 대응 방식을 놓고 민주당 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카고 인근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직후에도 예정된 독립기념일 바비큐 파티를 그대로 진행하는 등 총기 규제, 인플레이션, 낙태 권리 폐기 판결 등 중대한 현안에 대해 긴박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오후 5시 반께 백악관에서 군인 가족을 초청해서 진행된 바비큐 파티 때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여러분 모두 들었을 것”이라면서 “더 노력하면 상황은 더 개선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하이랜드파크 총기 난사 사건으로 현재까지 모두 7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첫 메시지는 간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2시간 뒤에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에 참석, 범인 검거에 필요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리는 이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묵념을 제안했다. 이런 반응은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총기 폭력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더 죽었다는 것에 화가 난다”면서 총기 규제에 반대한 사람들을 맹비난한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낙태 권리를 공식 폐기한 것에 대해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방 의회 차원의 낙태법 입법을 위해 의사 규칙 변경 필요성까지 뒤늦게 언급하기는 했으나 적지 않은 주(州)에서 낙태가 금지되는 과정에 상황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관측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주)은 연방 정부 소유의 부지를 낙태 시술소에 제공할 것을 제안했으며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의 경우 대법원 인적 구성 확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갤럽의 조사에서 대통령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23%에 그친 배경에도 이런 인식이 작동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보도했다. 이 수치는 1년 전에 비해 15%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연방 대법원도 지지율이 36%에서 25%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감소 폭(11%포인트)은 대통령제보다 더 작았다. 미국 몬머스대가 전날 공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8%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컨설턴트인 애덤 젠틀슨은 WP에 “리더십이 공백 상태인데 바이든 대통령이 그것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안 대응 과정에서 입법적 협조가 안되는 것에 대해서 공화당을 비판하고 있으나 이 역시 메시지 전달이 분명치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측면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대응과 대비된다고 WP는 분석했다.

뉴섬 주지사는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판하는 광고를 최근 방영하고 있다.
그는 이 광고에서 동성애 교육 금지법 등 플로리다주의 최근 보수 정책과 관련해 “당신네 주에서는 자유가 공격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한 이래 미국 국민을 위해 날마다 쉼 없이 일했다”면서 “할 일을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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