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온전하라1

587

정성국 박사(횃불재단 트리니티 목회학 박사 프로그램 담당)

-이전 호에 이어서-
A라는 사람이 총으로 B라는 사람을 쏴 죽였다. 그러면 B를 죽인 것은 총알인가, 총알을 폭발한
탄피인가, 방아쇠인가, 총인가, 방아쇠를 당긴 손가락인가, 아니면 방아쇠를 당기도록 명령을
내린 사람의 뇌인가, 아니면 사람의 마음인가? 이 모든 것이 다 합력하여 악을 이루었다.
그런데도 이 악의 출발은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이 악하지 않으면 악한 결과가 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이 악하니까 악한 결과가 일어난다. 그런데 현실의 법은 어떤가? 마음보다는 그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악한 마음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처벌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총알이
사람의 심장을 뚫고서 살인해야 처벌한다.
인간의 법은 사람의 마음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창조주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을 보시고
판단하신다. 아무리 세상 국가와 윤리가 정한 법을 다 지켰다고 해도 마음이 불완전하면
온전하지 못한다. 예수님은 이런 관점으로 율법을 해석하신다. 성자 예수님께서 바로 십계명을
주신 분이다. 법의 창조자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법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다.
“옛사람에게 말한바 살인치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마 5:21). 하나님은 살인죄를 엄하게 다룬다. “무릇 사람의 피를 흘리면 사람이 그 피를
흘릴 것이니 이는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지었음이니라”(창 9:6). 생명은 생명으로 갚는
이유는 바로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당시 사람은 하나님께서
살인을 얼마나 엄하게 다루시는지 잘 알았다. 그러면서 속으로 '나는 살인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욱이 '나는 살인을 한 일이 없으니 하나님 앞에 의인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은 충격적인 말씀을 하신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마 5:22). 예수님은 먼저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라고 하는데, 이는 굉장한 말이다. 십계명에서 살인하지 말라고 이미 명확하게 했는데,
예수님이 누구이기에 감히 하나님의 말씀을 놓고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이렇게 이른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한글 성경에는 나타나지 않으나 헬라어 원문으로 보면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앞에 ‘그러나’라는 접속사가 있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이는 엄청난 말씀이 아닌가? 예수님이 누구 관대 하나님의 말씀에 토를 달고 반박할 수 있단
말인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예수님은 단지 탁월한 랍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단지
뛰어난 도덕 선생이라고 한 인도의 간디가 틀렸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바로 십계명을 주신
하나님이기에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법에 대한 최종적인 유권해석을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신 예수님이라는 것이다.
-다음 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