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구원의 순서(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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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로뎀교회 담임)

회심은 믿음과 회개로 구성된다. 믿음과 회개는 같은 사건에 관한 두 가지 면으로서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하나님을 믿지 않고 순종하지 않는 길에서 돌이키는 사건이 회개이고 하나님을 믿고 말씀대로 살기로 다짐하고 노력하는 사건을 가리켜 믿음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를 합해서 회심이라고 한다.

믿음과 마찬가지로 회개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은혜라고 부르는 이유는 회개가 인간의 의지나 노력에 의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게 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개한 사람은 자기 회개에 대한 공로를 자신에게 돌려서는 안 되고 하나님에게 돌려야 한다.

회개는 자기 자신을 정확히 볼 때만 가능하다. 자기 속마음을 정확히 보면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부패한 죄를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서 죄란 단지 국법을 어겼느냐 하는 것 이상이다. 죄의 본질을 발견하는 것이다. 창조주로부터 떠나있음을 발견한다. 그래서 공포와 두려움과 수치심이 있는 자아를 발견한다. 이 죄가 얼마나 자기 인생을 위태롭게 하는지 발견한다. 죄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성경의 역할이 중요하다. 성경을 통해 자신의 죄가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과 그의 율법에 어긋남을 발견한다.

그런데 만약 여기에서 멈춘다면 아무런 소망이 없다. 두려움과 공포로서 마무리된다. 하지만 생명에 이르는 회개를 한 사람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생명에 이르는 회개는 회개하는 자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긍휼을 베푸심을 깨닫게 한다. 자신의 심각한 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하나님의 긍휼에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나님이 자신을 불쌍하게 여길 때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안다. 그런데 하나님은 하나님의 긍휼을 어디에다가 두셨는가? 그리스도 안에 두셨다.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택한 백성을 위한 구속의 제물이 되셨기 때문에 그리스도 안에 하나님의 긍휼이 있다. 생명에 이르는 회개는 이 사실을 깨닫게한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죄와 죄의 심판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그리스도에게 죄를 대신 담당하게 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깨달음은 단지 지적인 영역에만 마물지 않는다.

참으로 회개한 자, 진정한 그리스도인, 구원받은 그리스도인, 구원의 확신이 있는 그리스도인은 자기 죄에 대하여 슬퍼한다. 죄짓고 난 후 “한번 구원은 영원하다”고 하면서 구원의 확신으로 기뻐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죄를 슬퍼하고 미워한다. 그래서 자기 죄악과 죽는 날까지 싸우는 전투를 벌인다. 모든 죄에서 방향을 돌려 하나님께로 향한다.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좇아서  하나님과 동행하기로 작정하고 또한 노력한다.

회개로는 죄의 대가를 만족하게 할 수 없고 죄의 대가를 지불할 수도 없다. 즉 인간이 회개하기 때문에 죄 용서받는 것이 아니다. 회개는 죄 용서의 원인이 아닌 통로이다. 죄 사함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값없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 행위이다. 죄 사함의 원인은 그리스도 십자가의 구속 이다. 하지만 회개는 죄 용서의 통로이기 때문에 반듯이 있어야만 한다. 아무도 회개함이 없이는 죄 사함을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