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구원의 의미(천당에 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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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로뎀교회 담임

 

구원받은 자는 천당에 간다. 천당은 어디에 있는가? 천당은 우리가 사는 4차원의 시공간에 있다기보다는 그 이상의 초월적 차원에 있다. 초월적 차원은 인간 인식 능력의 한계로 사람이 인지하지 못할 뿐 분명 존재한다.

초월적 차원의 이해를 돕기 위해 2차원과 3차원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 2차원은 가로와 세로만 있는 평면이고, 3차원은 2차원의 평면이 무한대로 펼쳐진 세계로, 가로, 세로, 높이가 있는 입체다. 입체를 가진 사과 하나를 2차원에 사는 어떤 존재가 본다고 상상해 보자. 사과는 가로, 세로, 높이의 입체를 가진 물질이지만, 2차원의 존재는 사과가 2차원의 평면에 닿는 부분만을 볼뿐이다. 그 나머지는 인식할 수 없다. 4차원은 3차원이 무한대로 펼쳐진 세상으로 인간은 4차원의 존재이다. 4차원에서는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에 오로지 한 존재만 있을 수 있다. 5차원은 4차원이 무한대로 펼쳐진 세상으로 이 세상에서는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무수히 많은 존재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우주가 5차원이라고 가정할 때에, 천당은 이 시공간의 우주에 겹쳐서 존재한다. 천당은 장소적인 관점에서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이 우주가 천당인 것이다. 하지만 4차원의 존재인 인간은 5차원을 이루는 또 다른 축을 인식할 수 없기에 천당도 인식할 수 없다. 하나님이 원래 만드신 세상이 5차원인지 6차원인지 필자는 모른다.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천당은 4차원의 우주 안에 있다기보다는 초월적 차원에 있다는 것이다.

주안에서 죽은 자의 육체는 죄 가운데서 죽은 자와 마찬가지로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예수님이 계신 천당(아브라함의 품, 낙원, 셋째 하늘, 하늘)에 머문다. 이곳은 고통과 눈물과 슬픔이 없는 곳으로 묘사된다. 행복만이 있는 곳이다.

그러면 왜 천당은 행복한 곳일까? 이 세상 사는 동안 사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욕구가 해소될 때이다. 예를 들어, 가장 간단한 욕구로 식욕이 있다. 배고픈 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은 음식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은 시각적 욕구가 있다. 이런 자는 좋은 경치가 행복을 준다. 남에게 존경받고 싶은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소유하고 싶은 욕구,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 그리고 절대자와 사랑으로 교제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런 욕구들이 해소될 때에 사람은 행복하다.

한편 사람은 부패해있다. 그러므로 사람의 행복이 항상 선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사람에게는 복수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원수를 잔인하게 죽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변태적 사랑의 욕구가 있다. 남위에 군림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심지어 남을 학대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끊임없이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의 충족도 행복을 가져오지만 이런 행복은 선하지 않다.

그렇다면 육체를 벗은 순결한 영혼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거룩한 영혼에 있어서 맛있는 음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다이아몬드로 된 집과 금으로 된 탁자, 보석으로 꾸민 정원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깨끗한 영혼에도 있을까? 이슬람교처럼 술을 마음껏 마시고 원하는 처녀와 마음껏 관계를 갖고 싶은 욕구가 영화롭게 된 영혼에도 있을까? 남들보다 더욱 높은 자리에 오르고 권력을 차지하며 남을 자기 종으로 지배하고 싶은 욕구가 순수한 영혼에도 있을까? 그래서 천당에서는 이런 욕구가 마음껏 충족되기에 행복할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천당이 행복한 곳일 수 있는 이유는, 은혜 안에서 죽은 자의 영혼이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을 성취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제일 되는 목적이 무엇인가? 웨스트민스터 대· 문답은 한결같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본성을 우리의 전 인격을 통하여 반사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영원토록 즐거워한다는 말은 하나님으로 인해서 우리가 행복하다는 뜻이다.

이것을 영혼의 측면에서 본다면 천당에 있는 영혼은 이 세상에 머물고 있는 영혼과는 달리 불순물이 모두 빠졌으므로 순수하고 완전한 영혼이 되어 하나님의 형상을 완전히 회복하게 된다. 그래서 신자의 죽은 영혼은 하나님을 주인으로 인정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순종하여 하나님과 깊은 교제 가운데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이로 인해서 영원토록 행복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