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성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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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개혁주의의 성찬과 로마 가톨릭의 성찬은 확연히 다르다. 로마 가톨릭은 미사를 드리는데, 미사의 절정은 성찬에 있다. 로마 가톨릭은 성찬에 관하여 소위 말하는 화체설을 주장한다. 화체설이란 성찬의 떡과 잔이 그리스도의 몸의 본질과 피의 본질로 바뀌었기 때문에, 성찬은 그리스도 자체라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가톨릭의 발티모어 교리문답 925번은 설명한다. “미사는 그리스도께서 사제의 사역을 통하여, 떡과 포도주의 모양을 취하여 피 없는 방식으로 하나님께 자신을 드리는 새 율법의 희생 제사이다” 그리고 931번은, “미사는 십자가의 희생 제사와 동일한 희생 제사이다. 그 이유는 미사에서 사용되는 희생 제물과 주임 사제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로마 가톨릭의 가르침에 의하면 사람이 구원 받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과거에 단번에 드린 십자가의 희생 제사 때문이 아니라, 지금 자신을 위해서 그리스도가 죽기 때문인 것으로 믿어야 한다. 자신이 죄를 범하는 횟수 만큼 그리스도가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히브리서 10:14은 가르친다. “저가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 하셨느니라.” 또한 히브리서 7:27은, “저가 저 대제사장들이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 드리는 것과 같이 할 필요가 없으니 이는 저가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니라.” 아울러 히브리서 9:26은, “그리하면 그가 세상을 창조할 때부터 자주 고난을 받았어야 할 것이로되 이제 자기를 단번에 제사로 드려 죄를 없게 하시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셨느니라.”

성경은 일관적으로 그리스도의 인류의 대속을 위한 희생 제사는 과거에 단 한번 일어나는 것으로 가르친다. 그러므로 개혁주의는 로마 가톨릭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29장 2항은 설명한다. “다만 이 성찬 예식은 십자가 위에서 단번에 스스로 자신을 드린 그 희생을 기념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모든 찬미를 영적으로 봉헌하는 것에 불과하다.” 성찬은 은혜 그 자체가 아니라 말씀 및 기도와 더불어 은혜의 방편에 속한다. 은혜의 방편은 성령께서 역사하시기 위하여 쓰는 통로를 의미한다. 언어로 된 말씀 자체가 아닌 말씀을 통하여 역사하는 성령 하나님께 능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성찬 자체가 아닌, 2000년 전 죽으셨던 그리스도 십자가의 희생이 본질이다. 성찬은 이를 가리키는 기호 또는 표시이자 성령 하나님의 역사를 위한 은혜의 방편이다. 성경은 개혁주의의 이런 입장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베드로전서 1:18-20은 설명한다.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의 유전한 망령된 행실에서 구속된 것은 은이나 금 같이 없어질 것으로 한 것이 아니요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한 것이니라 그는 창세 전부터 미리 알리신바 된 자나 이 말세에 너희를 위하여 나타내신바 되었으니.” 여기에서 “구속된 것은”이라는 표현의 시제는 과거다. 에베소서 5:2은,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생 축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고 한다. 과거에 이미 드렸다는 뜻이다. 베드로전서 3:18은, “그리스도께서도 한번 죄를 위하여 죽으사 의인으로서 불의한 자를 대신하셨으니 이는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려 하심이라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시고 영으로는 살리심을 받으셨으니…”라고 했다. 죄를 위하여 한번 죽으셨다고 분명히 밝힌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백성을 위하여 한 번 드린 제사는 절대적으로 완전하고 무한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제사를 기념하고, 구원과 영생의 소망을 바로 이 단 번의 제사 위에 두라고 성경은 가르친다. 그리스도의 한 번의 제사로 택한 백성의 과거, 현재, 미래의 죄가 모두 속량 된다. 따라서 가톨릭의 미사는 그리스도 사역의 완전 무결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톨릭교회의 희생 제사인 소위 미사는 그리스도께서 피택자들의 모든 죄를 위한 유일한 희생 제물이 되시고 유일한 화목 제물이 되신 것을 가장 극단적으로 손상시키는 것이 된다.”(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29장 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