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하나님의 예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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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논문심사위원)

 

모든 인간은 다 죄를 지어 하나님의 적, 하나님의 원수가 되었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다 멸망 받아야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중에서 특정한 사람들을 선택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신다. 즉 구원해 주신다. 누구를 구원하고 누구를 유기할 것인지 (즉 자신의 자유의지대로 죄 가운데 살도록 내버려 둘지) 하나님이 결정하는데, 이것을 가리켜 하나님의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이 구원받을 자를 예정하실 때는 그 방법까지도 예정하셨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장 6항을 보자. “하나님께서 택한 자들을 영광에 이르도록 작정하신 것처럼, 그는 그의 영원하고 가장 자유로운 뜻과 의사에 의하여, 그것을 위한 모든 방법을 예정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어떤 목적을 결정하실 때 그 목적을 성취하는 수단도 결정하신다.

“그러므로 선택받은 자들은 아담 안에서 타락했으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속받으며, 때를 따라서 역사하시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유효하게 부르심을 받아 믿음에 이르게 되며, 의롭다고 함을 받으며, 양자 되며, 성화 되며, 그리고 믿음을 통하여 구원에 이르기까지 그의 능력으로 보호된다.” (신앙고백 3장 6항). 이는 하나님이 구원하는 수단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다.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사람들을 구원하는 방법은 먼저 부르심이다. 이것을 유효한 소명이라고 한다. 단순히 소명이라고 하지 않고 유효한 소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하나님이 부르면 절대로 그 부르심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성령으로 거듭나게 하신다. 이것을 중생이라고 한다. 성령께서는 죄악으로 죽은 영혼을 하나님의 영으로 살리신다. 성령으로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심어 놓는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죄악의 씨앗은 죽지 않는다. 죄의 본성을 완전히 없애고 새로운 본성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죄의 본성은 그대로 두고, 성령으로 난 새로운 본성을 더하여 준다. 그래서 중생한 인생은 두 개의 성품을 동시에 가진다. 악의 성품과 선한 성품이다. 중생 다음으로 하나님은 회심하게 만든다. 회심은 두 가지 면으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회개요 나머지 하나는 믿음이다. 이 두 가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 두 가지를 합해서 회심이라고 한다. 회개는 하나님의 뜻에서 벗어난 삶에서 돌이키는 것이고, 믿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향하여 사는 삶이다. 회심이 일어나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있는데, 하나는 앞에서 설명한 중생이라는 사건이고 또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성령과 말씀이 서로 합력하여서 택하신 자가 구원받도록 하신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죄인들에게 전달되는 사건이 보편적으로 중생보다 먼저 일어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유아나, 지적장애자, 어머니 뱃속에서 죽은 자 중에서 구원받은 자 등은 인간의 언어를 통한 말씀을 접하지 않고 성령의 역사만으로 구원받는다. 그래서 구원의 순서에서 중생은 회심보다 앞선다.

회심 다음으로는 칭의가 일어나는데 이 말은 의롭다고 칭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완벽한 의로움을 완성할 수는 없다. 오직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에 그것은 발생한다. 그런데도 하나님이 예정하신 자는 예수님의 의를 입고, 천국이 완성되는 날 의로움이 완성될 것이기에, 미리 의롭다고 여김을 받는다. 의롭게 되면 다음으로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 받는다. 인간은 본래 마귀의 자식이지만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된다. 이것을 가리켜 양자라고 한다. 여기까지의 사건 즉, 소명, 중생, 회심, 칭의, 양자는 시간적 순서가 아닌 논리적 순서이다. 이 다섯까지 사건은 한순간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을 설명하는 것이지 시간적인 순서는 아니다. 다음으로 예정된 자는 성화의 과정을 거친다. 더욱더 거룩한 삶을 살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영화의 단계에 돌입한다. 영화는 성화가 완성되는 시점을 가리킨다. 예정을 입은 자의 죄악이 완전히 소멸하는 때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때이다. 그래서 구원이 완성되는 때를 가리킨다. 하나님은 이 모든 과정을 전부 다 예정해 놓으셨다고 신앙고백서는 가르친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예정해 놓은 택한 백성은 구원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