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굴에서 나오라 Exit from C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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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팬데믹으로 갇히어 지나다가 교단이 희년에 남길 유산이라는 주제 강의를 위하여 교단 한인총회에 참석하고자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고 회의 장소 클리블랜드로 갔다. 총회는 50년 자유를 선포하는 희년 모임이라 축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성경에서 50년을 희년(Jubilee)이라 부르고 뿔나팔을 불면서 시작하는데 모든 빚을 면제하고 팔렸던 땅은 원주인에게 돌아가고 종들은 모두 자유를 얻어 자기 집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하여 하나님이 본래 만드신 대로 자유를 누리게 하는 것이다. 빚을 지거나 내 땅이나 집이 넘어가거나 내가 팔려 남의 종이 된 것이 현실이라면 그 사람은 어떠하겠나? 삶이나 마음이 자유를 잃고 사슬에 묶이거나 굴속에 갇히어 있는 것이나 유사할 것이다. 사슬에 묶이어 감옥에 있거나 굴속에 숨어 있는 경우는 부과된 것이 있고 자신이 마음으로 선택한 것도 있다. 물려 받은 가난, 질병이나 인종차별 등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어도 우리를 얽어 매는 사슬이요 두려움과 걱정 좌절 미움 등으로 스스로 담을 쌓고 굴을 만들기도 한다. 벗어나기를 원하지만 되지 않는 것이 생의 현실이다. 그러나 형편은 어떠하든지 하나님은 자유와 평화를 주시기 원하고 주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종으로 고생하며 울부짖던 아브라함의 후손을 구출하여 자유를 주시고 자기 백성으로 삼았다. 이집트에서 그들이 잘 먹고 살았지만 그곳은 자유가 없는 감옥이나 다름이 없었다.

예수께서는 희년의 자유선포를 자기 사명으로 삼았다. 가난한 자가 기쁜 소식을 듣고 병든 자가 고침을 받고 눈 먼 자가 보게 되고 눌리고 감옥에 갇힌 자에게 자유를 주는 삶과 사역이었다. 중풍병자, 맹인, 귀신들린 자들을 정상적인 자유로운 삶으로 회복시켰다. 죽어서 굴 무덤에 장사되고 썩어 냄새가 나는 사람에게 나사로야 나오라 하자 그가 살아서 나왔다. 자유의 선포요 실행이다.

엘리야는 위대한 선지자였다. 왕과 백성은 하나님을 뒤로 하고 눈에 보이는 신상을 경배하였다. 엘리야는 말로  3년 6개월 비가 내리지 않게도 죽은 자를 살리기도 했다. 그는 왕과 왕비가 믿고 후원하는 우상 선지자 850명과 대결하여 여호와 하나님이 참 하나님인 것을 증명하고 우상 선지자들을 처형하자 왕비는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한다. 엘리야는 두려움으로 도망하여 국경 밖으로 나가고 탈진 상태에서 산의 굴속에 들어가 죽고 싶다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하나님은 그에게 굴에서 나오라 산앞에 서라며 불러내신다. 누구보다 큰 능력을 행하던 사람이라도 때로 두려움과 낙담으로 굴속에 숨을 때가 있지만 하나님은 불러내어 자유를 주시고 더 큰 일을 하도록 하신다.

예수의 제자들이 큰 기대를 가지고 그를 따랐지만 그는 죄인으로 몰리고 처형을 당하자 제자들은 두려워 숨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그들 앞에 나타났으나 믿기가 어려운데 그는 그들을 떠나셨다. 아직도 두려움속에 문을 닫고 앞 날을 내다보았다. 바람소리와 함께 불길 같은 성령이 그들 각자에게 임하자 그들은 새롭게 되었다. 스스로 숨어있던 굴에서 밀려나와 예수가 구주임을 전하며 세상을 뒤집는 변화를 일으켰다.

예수를 믿는 사람도 세상에서 언젠가는 죽는다. 죽음은 우리의 마지막 대적이다. 예수께서 죽었다가 3일후에 죽지 않는 생명으로 부활하면서 누구든지 그를 받아드리는 사람은 죽음을 이기고 영생을 얻는다.

나는 어떤 굴에 갇히어 있는가? 영원한 자유와 생명을 주시고자 굴에서 나오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