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권불 십년이요 화무십일홍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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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은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는 뜻으로 ”어떤 권력도 10년을 가지 못한다. “는 권불십년(權不十年)과 짝을 이루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민요 노랫가락에도 ”화무는 십일 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 나니라. 얼씨구절씨구 차차차“ ”인생은 일장의 춘몽 둥글둥글 살아나가자. 얼씨구절씨구 차차차“는 흥겨운 노랫말들이 매우 익숙하게 들립니다. 꽃이 피어 한때 아름다움을 뽐내고 나비를 끌어 들이지만 인생의 화려한 기간이 짧아 화사했던 날들이 금방 사라져 버린다는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의 짧은 전성기를 나타낸 말입니다.

세상이 소란스럽습니다. 어느 한 곳 조용한 구석이 없고, 성한 나라가 없습니다. 천년을 누릴 것처럼 권력과 명성 그리고 부 쫓아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고 싸우고 갈라서고 ‘가십’거리를 만들어 퍼뜨리고 ‘루머’를 생산 또 재생산하고, 가식과 위선이 칡넝쿨처럼 뒤엉키고, 진짜와 가짜가 내편이냐 네 편이냐에 따라 달라지고 …  “My Way or No Way”, “My Opinion is the Only Opinion’이라는 사상과 이념에 도취되어 있습니다.

짧은 인생을 구약성경의 이사야는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사 40:6)”라고 했고, 시편기자는 인생을 불이 탈 때는 피어오르지만 불이 꺼지면 곧 사라지는 ‘연기’라고 했습니다.  욥은 인생을 콧김 혹은 호흡에 비유했고, 야고보 선생은 잠깐보이다가 햇살과 더불어 사라지는 ‘아침안개’에 비유, 인생조로(人生朝露)라는 중국 속담과 같은 의미로 인생의 짧고 덧없음을 말했습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인생은 마치 바람을 잡으려는 것처럼 헛되다고 하면서, “사람이 모든 수고와 여러 가지 교묘한 일로 인하여 이웃에게 시기를 받으니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 (전 4:4)고 화려했던 인생을 한탄하며 후회 했습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여러 속성 중에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때로는 ‘사랑은 하나님이시라.’로 하나님과 사랑의 자리를 서로 바꿔서 쓰기도 하는데 이처럼 하나님과 서로 바꾸어 쓸 수 있는 말은 사랑이 유일합니다. 그렇다고 그 등식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랑을 정의 할 수 있지만 사랑이 하나님을 정의 할 수 없으며, ‘하나님은 은혜로우시다.’는 말이나 ’하나님은 자비로우시다.’는 표현도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과 은혜를 바꿔 쓰거나 하나님을 자비와 바꿔 쓸 수는 없습니다.

인류를 변화시킬 ‘Power Center’ -. 13명의 이름 없는 시골 사나이들이 긴 여행에 지쳐 예루살렘의 작은 다락방에 모였습니다, 이 방을 누가 언제 예약을 했는지, 최후의 만찬에 잡은 유월절 양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한 것도 많고 긴장된 그 분위기를 가늠해 보기도 어렵지만, 그 작은 방은 우주를 단번에 변화 시킬 수 있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갖고 이를 단 번에 행사 할 수 있는 Power를 가진 독생자가 최후의 만찬을 마치고 떠날 전 우주의 ‘Power Center’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주의 가장 큰 Power를 가진 독생자께서 몸의 가장 낮은 부분인 제자들의 발을 직접 씻기신 것입니다. 이를 본 제자 요한은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1요 4: 10)고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