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귀히 쓰여지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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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먼 옛날 어느 산마루 위에 세 그루의 아기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 다음에 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서로 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첫번째 아기 나무는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세상의 진귀한 보석들을 담는 보석함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두번째 아기 나무는 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커다란 배가 되어 세상의 귀한 왕들을 태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마지막 세번째 아기 나무는 산 아래 마을에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 보며 말했습니다. “나는 이 산마루를 떠나고 싶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가 될 거야.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내 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새들과 짐승들에게 안식처를 줄 거야. 나는 하나님을 나타내는 큰 나무가 돼야지!”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난 어느 날 나무꾼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 산마루에 있던 세 그루의 나무를 모두 베어 갔습니다. 세 나무들은 드디어 자신들의 꿈이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하며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첫번째 나무는 보석함이 아니라 짐승들에게 먹이를 주는 구유가 되었습니다. 두번째 나무는 커다란 범선이 아니라 조그만 고깃배가 되어 냄새 나는 물고기들을 날라야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산마루에서 높이 자라기를 원했던 세번째 나무는 길고 두터운 기둥으로 만들어져 목재소 뒤뜰 나무 더미 위에 쌓여졌습니다. 그렇게 여러 날이 지났고, 세 나무는 그들의 꿈을 거의 잊은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젊은 여인이 한 갓난아기를 첫째 나무로 만들어진 구유 안에 뉘어 놓자 찬란한 황금 별빛이 그 곳으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첫째 나무는 비로소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보석을 담고 있다는 것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저녁 피곤해 보이는 한 사나이가 친구들과 더불어 낡은 고깃배에 탔습니다. 갑작스럽게 몰아 닥친 폭풍으로 둘째 나무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내 그 남자는 사나운 폭풍을 잠잠케 하였습니다. 둘째 나무는 비로소 그가 온 세상의 왕 되신 이를 모시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세 나무 이야기’라는 동화입니다. 각자의 꿈을 꾸며 자란 세 나무가 그들의 꿈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지만 예수님을 만나면서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그럼 마지막 세번째 나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는 우뚝 선 키가 큰 나무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런데 그의 기대와는 달리 잘려져 목공소 한 쪽에 쳐 박혀 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느 금요일 아침, 오래도록 버려졌던 나무 더미에서 꺼내어진 셋째 나무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는 찢기고 피투성이가 된 한 사나이의 등에 지워져 소리치고 야유를 퍼붓는 군중들 사이로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군인들이 와서 그 사나이의 두 손을 그 나무 위에 못박자 셋째 나무는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거칠고 투박한 쇠못이 그 나무를 찔렀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의 피가 튀어 그 나무를 타고 흘러 내렸습니다. 그 세 번째 나무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정말 싫었습니다. 사람들의 조롱하는 손가락질, 그의 몸을 찌르는 쇠못의 고통, 끔찍한 피로 물드는 그 순간 하나님께 소리쳤습니다. “하나님! 왜? 저는 하나님을 위해 우뚝 솟은 나무가 되고 싶었는데. 이게 왠 일 입니까?” 그러나 세 번째 나무는 곧 깨달았습니다. 무서운 사형틀이 되었던 그 나무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 가장 높은 나무, 가장 칭송 받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세 번째 나무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상징인 십자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이 세 번째 나무와 같은 불평과 원망을 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사업에 귀한 나무로 쓰이기를 원합니다. 목수 되신 그분에 의해 잘 다듬어지고 항상 그분 곁에 놓여져 그분의 손에 귀히 사용되어지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 하실 때 항상 우리가 원하는 곳에 사용하시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도구로 쓰임 받을 때 우리는 사람들의 원망과 조롱을 받을 수 도 있습니다. 심지어 원치 않는 고통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일을 맡는 다는 것은 십자가가 되어 그 짐을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위해 일하다 보면 원망도 듣습니다. 조롱도 당합니다. 욕도 들어 먹습니다. 오해도 있고 그래서 마음에 고통도 당합니다. 그러나 기억 하십시요. 우리가 그분의 손에 들려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그분의 영광에 참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