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와 같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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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사도행전은 바울이 예수님을 만나 회심한 스토리를 3번이나 반복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복은 강조의 방법 중 하나인데, 하나님께선 바울의 회심 사건을 통해 무얼 강조하고 계신 걸까요? 답부터 말씀드리면, 하나님께선 당신이 구원하기로 정하신 백성을 반드시 구원하신다는 진리를 강조하고 계십니다. 구원하기 위해 은혜를 부어 주실 때, 그 하나님의 강력한 은혜에 저항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걸 강조하고 계신 겁니다.

사실 바울의 회심은 기적 그 자체였습니다. 바울은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을 이단으로 믿었고, 그래서 교회와 성도들을 핍박하는 일에 누구 보다도 열심을 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던 날도, 다메섹이라는 곳에 예수님 믿는 성도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잡으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바울은 교회를 발본색원해서 예수의 제자들을 싹 없애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분명히 믿었던 겁니다. 그런 바울이 예수님을 믿고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 기적과 같은 일을 이루신 겁니다. 예수님을 만난 바울은, 예수님을 대적하고 교회를 부수는 자에서 예수님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자로 그 삶이 완전히 변한 겁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 저항할 수 없는 은혜를 체험한 바울은 자신의 회심에 대한 간증을 어떤 자리에서 누구와 나눠야 할 지를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사도행전 26장을 보면, 바울은 자기의 죄목을 정하기 위해 높은 사람들이 총출동 된 자리에 섰습니다. 자신을 심판하러 모인 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는 대신, 바울은 자신의 간증을 사용해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합니다. 바울의 담대함은 은혜 체험에서 나온 겁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자 교회를 적대시하던 자신도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게 된 겁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은혜만 임하면, 저렇게 어둠에 단단히 갇혀 있는 사람들도 자기처럼 변화될 수 있다고 믿은 겁니다.

바울의 간증은 구원이 어떻게 우리에게 임하는지를 정확히 가르쳐주는 에베소서 2장 8절 말씀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 말씀에 따르면, 구원은 우리의 힘과 지혜를 사용해서 쟁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은혜와 믿음을 통해 우리들에게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따라서 바울의 간증이 담고 있는 교훈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나 같이 전혀 자격 없는 자도 구원해주신 하나님의 은혜” 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자신의 구원을 통해 깨달은 교훈, “나 같은 사람도 구원하신 하나님”을 믿고 자기를 심판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앞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담대히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전한 복음에 대해 신문소에 모인 사람들이 불신의 반응 보이자,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에 무감한 그들을 향해 거침없이 선포합니다. “오늘 내 말을 듣는 모든 사람들도 이렇게 쇠사슬에 묶인 것만 빼고는 나와 같이 되기를 원합니다.” “나 같은 사람도 구원하신 하나님의 저항할 수 없는 은혜가 여러분들에게 임해서 나처럼 죄와 사망의 사슬에서 벗어나 하나님 나라를 마음껏 체험하는 자가 되길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선 우리 믿음의 성도들에게 복음 전파의 소명을 주셨습니다. 이 땅에 오셨을 때, 주님께서 하시던 일을 우리들에게 위임해주신 겁니다. 이 위대한 소명을 감당할 때, 우리는 바울과 같은 믿음으로 나가야 합니다. “나 같은 사람도 구원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복음을 전하고, “나 같은 사람도 구원하신 하나님의 저항할 수 없는 은혜”를 믿고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와 함께 하셔서 저항할 수 없는 은혜를 부으시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신비한 손길을 체험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