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의 주, 나의 하나님!

1878

이상기 목사(선한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채플린)

이스라엘의 최북단 헤르몬산의 기슭에 위치한 가이사랴 빌립보(Caesarea Philippi)는 예수님을 향한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있었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지금도 그곳을 방문하면 헬라의 판(Pan)신을 숭배했던 유적들과 신전을 바치고 있던 거대한 기둥들과 바닥의 유적들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 산중턱에 큰 동굴엔 Pan신에게 제물을 던져 받쳤던 장소가 남아있어 그곳은 대낮에도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서 마치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는 대문” (Gates of Darkness)같은 음산한 이미지를 풍깁니다. 이곳에 신전에선 한해의 풍요을 기리는 제사의식이 행해졌고, 그 예식엔 인간의 탐욕과 성적쾌락을 부추기는 독특한 예식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같은 인간의 끊없는 탐욕과 쾌락, 그리고 권력에 대한 숭배가 이뤄지던 신전이 있던 골짜기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누구로 믿고 따르는 지 묻고계십니다. 그때 베드로는 이렇게 대답해씁니다: “주는 그리스도이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마16:15,16) 이같은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듣고 주님은 “교회”대한 약속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Gates of Hades)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8)

여기에 중요한 교회의 정체성이 있습니다. 곧 교회는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살아계신 하나님으로 고백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같은 신앙고백은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쪼이고 아름다운 시냇물이 흐르는 목가적인 들판에서 고백된 것이 아닌, 온통 이방신의 강력한 영향력가운데 있었던 가이사랴 빌립보 한가운데서 고백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실 교회는 시련과 핍박의 고난가운데서 동일한 사도들의 신앙고백을 지켜오며 성장하였습니다.  3세기 당시 교회는 로마 제국의 엄청난 피박을 받으며 카타코움이라는 지하 무덤들 가운데서 생활하며 ‘예수가 주되신 것과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신앙고백을 지켜왔습니다. 그같은 교회는 어떠한 어둠의 세력도, 죽음의 권세(Gates of Hell)도 감히 이기지 못할 믿음의 공동체였던 것입니다.

이같은 음부의 권세는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교회를 향해 강력히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 성도들의 목숨을 위협하며 끔찍한 박해를 일삼는 세력들을 보게 됩니다. 크리스챤 투데이(2017년 1월10일자)의  보고에 따르면 불행히도 북한은 15년째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부동의 1위를 차지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엔 지금 2십여만명 정도의 지하교회 교인들이 있고, 그들은 신앙으로 인해 정치범 수용소 중에서도 가장 처참한 곳에서 박해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인민재판을 통해 불붙는 십자가에 달리기도 하고,  도로를 미는 거대한 롤러에 눌려 죽기도하고, 불에 던져지기도하며, 온갖 모진 고문을 당한다 합니다. 한 탈북자는 김일성 부자가 아닌, 하늘을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수용소에 끌려와 용광에서 고역을 하며 죽어가는 6천여명의 크리스챤 소용소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용광로의 뜨거움과 심한 노동에 척추가 내려앉아 키는 반으로 줄어들고, 머리카락은 하나도 남김없이 빠져 버렸으며, 북한군의 채찍과 군화발에 밟히기 일쑤고, 교도관들은 그들이 배교하도록 용광로의 불을 몸에 부으는 만행조차 벌이고 있다고 증언합니다. 실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음부의 권세가 북녘 동포요 신앙의 형제 자매들을 향해 역사하는 것을 보게됩니다. 사도들이 고백한 동일한 믿음을 지키며 순교하는 북녘의 교회를 향해 우리는 신앙의 옷깃을 새롭게 여미게 되는 겸손함과 엄숙함을 가지게 됩니다.

교회의 정체성이 흐릇해 지는 요즘, 하데스의 대문(Gates of Hades)으로 부터 튀어나온 온갖 유혹들이 성도들의 신앙고백을 흔들리게 합니다. 지나친 물질숭배, 비도덕인 쾌락의 추구, 그리고 권력에 대한 야망,… 이것들은 다름아닌 “음부의 세력”의 또다른 얼굴이며 교회에 도전하는 유혹들입니다.  이같은 세속의 범람하는 유혹의 골짜기에서 오늘 예수님은 우리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하십니다 : “너희는 도대체 나를 누구라 하느냐?” 이때 우리는 목숨을 내어놓고 순교하는 수많은 동역자들처럼 바른 신앙의 고백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당신만이 나의 주님이시며, 살아계신 하나님입니다”라고 말입니다.  (선한이웃교회224-432-5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