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낭구라 카는 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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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정

하재원 공인재정상담가(시카고)

 

소설가 공지영씨가 쓴 “지리산 행복학교”라는 책을 보면 지리산 쌍계사 앞 동네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90세 정도 되신 한 노인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가난하고 척박한 지역의 농부인 이 노인에게 1970년대 어느날 큰 사건이 찾아옵니다. 지리산 쌍계사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이 노인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보잘것 없는 논이 국립공원 주차장 터로 수용이 되게 된 것입니다. 나라에서는 수용 조건으로 국립공원 관광지의 상가를 하나씩 주고 멀리 떨어진 곳의 논도 준다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농사만 짓던 동네 주민들은 뜻밖의 횡재에 모두 기뻐하였고 읍내의 유흥가는 금새 흥청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노인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런 것들은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며 한순간에 왔듯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 끝에 그는 면사무소에 다니는 조카를 찾아가 상가대신 인근의 민둥산을 받게 해달라고 청원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 산을 소유하게된 이 노인은 매일 같이 새벽 일찍 일어나 주먹밥 두덩이를 들고 산으로 향하였고, 이때부터 40년을 이 노인은 산의 자갈을 캐내고 흙을 고른 후에 각종 묘목을 심었습니다. 이런 노인을 동네의 많은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비웃었습니다. 금새 프리미엄이 붙고 수입이 생길 상가는 뒤로하고 경관도 빼어나지 않고 문화유적도 없는 후미진 곳에 있는 산을 사더니 아이들 손가락 만큼 가느다란 묘목을 심어서 언제 돈을 버냐고….

이런 비웃음이 자식들에게도 들릴 정도가 되었을 때 이 노인은 3남매를 불러놓고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부지 생각에 세상은 바뀐다. 낭구라 카는 거능 10년 멀리 내다보는 기 아이라. 20년 30년을 내다보는 기라. 밤을 심으면 밤을 얻을 끼고, 매화를 심으면 매실을 따겠제. 마을사람들이 모라캐도 너거는 신경쓰지 말그래이. 봐라, 아부지가 매일 낭구를 심으믄 아부지가 죽기 전에 가져갈 것은 실은 아무것도 엄다. 그러나 너거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여기서 수 많은 것들을 얻을 끼고 너거들이 낳은 아그들, 그러니까 내손주들 대에는 이 산의 나무만 가지고도 그냥 살 날이 올기다. 아비의 생각은 마 그렇다.” 그렀게 사십년이 흐른 지금, 이제 그 나무들은 매년 엄청난 양의 열매를 쏟아내어 그말이 옳았음이 증명되었고 해마다 산에서 나오는 소출은 인근 상가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엄청난 금액이 되었습니다.

요즘 전세계 금융시장은 중국의 성장율 둔화, 오일값의 폭락 그리고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매일 텔레비전을 켜 보면 마치 곧 큰일이라도 날 것 처럼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럴때 일반인들은 장기적인 안목보다 당장 눈앞의 변화에 민감해 지고 불안감에 휩싸여 이 노인과 같은 통찰력이나 장기적인 안목을 잃어버리게 되기 쉽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은퇴구좌, 학자금 구좌, 뮤추얼펀드등에 투자를 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투자 방법들은 바로 투자효과를 나타내지 않을뿐 아니라 때로는 원금손실과 같은 시련을 가져 옵니다. 이러한 점은 노인이 심었던 묘목과 같습니다. 열심히 심고 가꾸어도 열매를 얻기까지는 험난한 길을 가야만 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투자수단들도 고를때는 신중해야 하고 일단 최선의 선택을 하였으면 그것이 자라날 때까지 인내와 성실함으로 가꾸어주어야 합니다. 수개월의 투자기간이나 수년간의 투자 기간을 가지고는 해당 투자수단의 성패를 가늠할수 없는 것입니다. 이 노인의 말을 빌려 저는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투자라 카는 거능 1년, 2년을 바라보는 것이 아이라 10년, 20년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단기간의 등락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으면 일반인이 주요 투자수단으로 삼고있는 투자종목들은 다음과 같은 좋은 열매를 맺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10.5%,  주식시장 9.9%,  금 5.9%,  채권 6%, 개인주택 3.2%(1995~2014 20년간의 연평균 수익률/자료=JP Morgan)(Tel: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