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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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에는 기도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만찬에서 주신 교훈을 깊이 묵상하면, 간략한 교훈 안에 풍성한 교훈이 담겨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요한복음 14장과 16장이 기록하고 있는 기도에 대한 가르침 중, “무엇을 구하든지 다 행하신다, 무엇을 구하든지 하나님께서 주실 것이고, 너희는 받게 될 것이다”라는 말씀에 눈과 마음이 끌리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강조점은 여러 번 반복하신 “내 이름으로”에 있습니다. 따라서 성도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라는 말씀의 의미를 알고 기도해야 합니다.
첫번째 뜻은 주님과의 올바른 관계 안에서 기도하라는 겁니다. 주님을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 하나님께 올 자가 없다고 하신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희생을 통해 죄 문제를 해결하심으로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 열린 겁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기도할 때 기도의 길도 열리는 겁니다. 주님을 통해 하나님과의 진정한 교제가 시작되는 겁니다.
두번째 뜻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기도하라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문의 의미를 깨닫고 그 안에서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은 기도할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로 시작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의 관계를 분명히 알고 믿고 기도하라는 겁니다. 지금 내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온 우주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시는 아빠라는 사실을 믿으라는 겁니다. 또한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을 믿고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거룩하다’의 뜻은 ‘구별되다’입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선 우리 피조물과 구별되는 성품들을 갖고 계십니다. 예를 들면 전지하심, 전능하심, 신실하심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성품들 때문에,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는 겁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성품을 믿고 기도할 때, 의심은 사라지게 겁니다. 그리고 주님은 하나님 나라의 임재를 구하고,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지도록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께서 임하셔서 하나님의 뜻 대로 통치하시는 곳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기도는 두 개의 내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입니다. 나의 삶이, 나의 가정이, 그리고 교회와 일터를 포함해서 내가 속한 모든 공동체가 하나님의 나라가 되길 바라며 기도하라는 겁니다. 마태복음 6장에서도 주님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고,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또한 주님은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염려하는 것과 기도하는 것은 다릅니다. 여기서 일용할 양식이란, 먹는 것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을 의미합니다. 욕심을 버리고 일용할 양식에 만족한 삶을 살라는 가르침과 ‘우리’ 즉 형제/자매의 필요도 살피는 자가 되라는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공동체의 평화를 위해 ‘내’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하는 기도를 하라고 하십니다. 용서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 희생을 통해 이루신 하나됨을 유지하라는 겁니다. 악한 영의 세력이 주는 시험에 빠져 악을 행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평생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하는데, 마음은 원이지만 육신이 약해 악한 영이 공격할 때 흔들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교훈들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선 성령을 주신다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성령님을 통해 우리의 기도를 이뤄 주시는 겁니다. 아니 우리가 구하는 것 보다 더 넘치게 채워주십니다. 바울이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3번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선 그 기도를 들어주는 대신 엄청난 진리를 깨우쳐 주셨습니다. “나의 능력은 너의 약함 속에서 온전해진다.” 바울은 더 크고 좋은 것으로 응답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드렸습니다.
기도의 핵심은 “내 이름으로”를 잊지 않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