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네 이름이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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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유트브에 올려진 어느 한 홈리스(Homeless) 사람의 현란한 피아노연주가 수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의 연주를 보기위해 수많은 이들이 유트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실리게 되었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던 사람였다고 합니다. 부인을 잃고, 술에 취해 살던 그는 자식의양육권까지잃게 되었고,끝내 그는 마약중독에빠져 길거리를 헤메는 홈리스 신세가되었습니다. 구걸을 위해 그는 거리에 놓여진 피아노에 앉아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감미로운 그의 피아노 연주는 유트브에 올려졌고, 이제는 세상에 그의 이름이도널드 고울드(Donald Gould)라는 사실도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홈리스로 살아가며 잃어버렸던 그의 이름을 되찾된 감동스런 이야기입니다. 사실 몇해전의 통계이지만, 한 해에 LA시에서홈리스로 살다가  이름없이 생을 마치는 경우가 수천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물론 홈리스 사람이 죽으면 검시관이 그의 신분을 밝혀내지만 죽은 그들의 시체를 찾아가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합니다.  그래서일년에 한번 이들의 시신을 한꺼번에 모아 화장한후한 무덤속에 동시에 묻게 되는 데, 세워진 비석엔  그들의 출생일도 그들의 이름도 없는단지 묻혀진 연도만덩그러니 그곳에 새겨놓는다는 것입니다. 홈리스의 삶이란 집없이(homeless) 살다가이름조차없이(nameless)죽어가는 안타까운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엔 “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셨던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눅8:26-39) 갈릴리 바다 건너편 이방인의 땅,거라사에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공교롭게도 그 땅에서 예수님을 맞이한 첫번째의 사람은 옷도 걸치지 않고 광야를 배회하며무덤가에 살고있던 귀신들린 사람이었습니다.그를 쇠사슬과 착고에 채워 집안에 붙잡아 두었지만,  귀신에 들린 그는 묶여진 쇠사슬을 끊고광야로 나갔던 것입니다. 바로 그 광야에서 그를 만난예수님은 “네 이름이 무엇이냐?”라고 물으십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나는 군대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자신의 영혼안에 수많은 귀신의 영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사실은그에게 귀신이 영이 들어올 때, 그를 묶고있던 쇠사슬을 끊고 그를 자유롭게 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자유는 그를 파멸로 이끄는 거짓 자유였습니다.  그는 거칠것없이 광야로 달려갔지만,옷하나 걸치지 않은 부끄러운 방랑의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그는 더이상 집안에 갇혀있진 않았지만 죽은자의무덤속이 그의 삶의 공간이 되었습니다.불행히도그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자신안에 들어온 수많은 “귀신의 영”(unclean spirit)에이끌려 거짓된 정체감을 갖고 살아야 했습니다. 스스로의 이름을 잃어버린 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추악하고 더러운삶을 살아가고 있다면 이것보다억울하고 원통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불행히도 우리가 사는 도시속에서 우리는 쉽게 이같은 이들을 발견합니다. 길 거리에서, 다리 밑에서, 혹은어두운 뒷골목에서자신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마약과 알코올에 중독이 되어그의 값진 인생과 그 이름마저 빼앗긴 안타까운 이들을 삶을 목격합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귀신들린 자를 만나 첫번째로 물으신 “네 이름이 무엇이냐?”는 물음은 의미심장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시켜 주시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안에 하나님의 형상을 다시금 이루길 소원하시기 때문입니다.아마도 오랜기간동안 무덤가를 배회하며 들판의 짐승들과 함게 살아온 이 귀신 들린 자에겐 자신이 가졌던 이름이 그렇게 중요할 리 만무합니다. 그가 이름없이 살아온 지 벌써 오래되었던 것입니다.  자신 안에 꿈틀거리는 불결한 영들로 가득한 “군대”에 이끌려 그는 그의 삶이 망가지는 것조차 몰랐던 것입니다. 이름없이 산다는 것은 잊혀진 정체감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이같은 삶은 ‘내가 누구인지?’‘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할 인생인지?’ 어떠한 분명한 대답도 줄수 없는 삶입니다. 참된 우리의 정체감을 회복케 하시는 주님은 헛된 자유와 방종에 이끌려 무덤가를 배회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멈춰서게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안에 잃어버린 하나님의 형상을 다시금 회복시키 십니다.홈리스로 살다가 잊혀진 자신의 이름을 회복한 더글라스의 삶이 새삼 감동이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우리의 거할 곳과 그 이름이 분명한 사람들입니다.  돌아갈 집이없는(homeless) 삶이 아니며, 이름없이 (nameless) 잊혀질 존재들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집은 영원한 “천국”이요, 우리의 이름은 주님앞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성도”라는 사실입니다.(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