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가오는 여름을 음악 캠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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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희(인디애나 음대 반주과 객원교수)

많은 대학들이 봄학기를 마치고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코로나로 인해 예전과는 사뭇 다른 학기였지만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긴 여름 방학을 더욱더 뜻깊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여름 방학하면 떠오르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청소년 음악회, 여름 특집 음악회, 음악 축제 등 휴가철과 방학을 맞이하여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기획된다. 평소 일상에 지쳐 경험할 기회가 적었던 클래식 음악을 조금이라도 자주 그리고 재미있게 접해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음악인으로서 거듭나기 위해 불철주야 자신을 갈고 닦는, 이른바 예비 음악인들과 음악가들에게는 자신의 실력과 음악적 소양을 넓히기에 바쁜 기간이기도 하다. 한국의 많은 청소년들이 방학을 이용해 영어권 국가로 영어 캠프를 가듯이 음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과 현재 음대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대부분은 여름 방학을 음악 캠프에서 보낸다. 클래식 음악을 배우는 과정 속에서 음악 캠프에 참가해 배우고 느끼고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캠프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학교 진로와 관련해서도 음악 캠프를 통해 각 유수 음악 학교의 교수진들과 대면할 수도 있고 또한 콩쿠르를 준비할 수 있다. 더욱 좋은 점은 음악 캠프를 통해 수많은 여러 나라의 음악전공생들을 만날 수 있다.  음악 캠프가 하나의 네트워크인 셈이다.

대부분의 음악 캠프는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날씨가 서늘하여 여름을 보내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메인주 브런즈윅에서 열리는 보도윈 국제 음악제(Bowdoin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산타 바바라 뮤직 아카데미(Music Academy of the West), 뉴욕 메도우마운트 음악제(Meadowmount School of Music), 콜로라도 아스펜 음악제(Aspen Music Festival and School), 노스캐롤라이나 브레바드 뮤직 페스티벌(Brevard Music Center Summer Festival)등의 역사 깊은 음악 캠프들이 여름 휴양지에서 열린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세계적으로 명실상부한 축제이자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음악 캠프는 보통 6주에서 길게는 10주 동안,  6월에서 8월 사이에 열린다. 캠프가 길다 보니 학생들은 우스갯소리로 학교를 한 학기 더 다니는 기분이 든다고도 한다. 캠프 규모가 크다 보니 챔버 뮤직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연주도 가능하다. 세계 각국의 음악가들이 만나 솔로, 챔버 뮤직, 오케스트라를 통해 서로 음악을 공유하고 나누는 만남의 장이 된다. 현대 음악을 중요시 생각하여 현존하는 작곡가의 곡들을 함께 연주하고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클래식 음악을 후원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부 덕분에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적지 않은 캠프 참가 비용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경제적 도움 뿐만 아니라, 후원자들이 음악회에 함께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학생 시절 처음 음악 캠프에 참여 했을 때 동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로 가득 찬 음악회장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음악 캠프는 참여하는 학생들, 뮤지션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잔치로 거듭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하여 작년에는 대부분의 음악 캠프들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지만, 올해는 대면으로 열릴 예정이다.  일리노이 하이랜드 파크에서는 라비니아 뮤직 페스티발(Ravinia Festival)이 열릴 예정이다. 다가오는 여름, 가까운 음악 캠프에서 클래식 음악을 함께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