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더욱 넘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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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농사일을 도와 보긴 하였으나 실제 농사를 지어보지 못하고 유학 오니 신학교에서 원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밭을 나누어주었다. 아내가 채소를 심고 나는 시간 나는 대로 돕는 일을 하면서 발견한 것은 좁은 땅에서 배추 무 등 채소가 기대 이상으로 풍성하게 수확되는 것이었다. 여기 시카고 집에서도 마찬가지지다. 정원 한 쪽 조그만 땅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채소를 심었는데 부추 케일 상추에 이어 이젠 오이를 매일 수확하고 호박 도마도 고추 등이 줄줄이 열리는 것을 보는 즐거움을 가진다. 땅은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으로 풍성한 것을 우리에게 안겨 준다. 바로 생명이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

아브라함이 백세에 얻은 아들 이삭은 집 사환이 아버지의 고향에서 찾아온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였지만 고향에서 멀리 나그네로 살다가 흉년이 들자 블레셋 땅 그랄 지방에 가서 살게 되다. 작은 땅을 마련하여 농사하는데 그 해에 백배나 얻게 되고 소와 양이 많아지며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었더니 그곳 사람들이 그를 시기하여 그의 우물을 흙으로 덮고 떠나라고 한다. 이삭이나 그곳 사람이 기대하던 이상으로 그가 뻗어 났다.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종 생활하며 신음하는 소리가 너무나 애절하기에 하나님이 모세를 통하여 그들을 구원하여 내시다. 바로가 그들을 놓아주지 않기에 하나님이 재앙에 재앙을 내리다가 마지막에는 사람이나 짐승이나 처음 난 것을 모두 죽게 하자 애굽인은 그들이 가진 좋은 것들을 다 내어주며 이스라엘 사람을 추방하듯이 떠나라 한다. 그들은 감격과 희망으로 약속의 땅을 향하여 가는데 앞에 바다가 가로막혀 뒤를 돌아보니 애굽 군대가 추격하고 있으니 너무나 절망적인 충격이다. 그 위기 중에 하나님은 바다를 갈라 그들로 마른 땅처럼 건너게 하면서도 추격하던 애굽인은 모두 물이 다시 합쳐지는 바다에 수장하였다. 하나님 찬양이 저절로 나왔으나 곧 광야의 현실에서 마실 것, 먹을 것, 길도 전혀 없어 아우성이다. 하나님은 물과 양식 고기를 먹고 남도록 넘치게 제공하여 주신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책임지고 인도하며 돌보시고 채워 주신다. 예수께서는 광야에서 굶주린 5천명을 보리떡 다섯과 물고기 둘로 배불리 먹이고도 12광주리 부스러기를 거두게 하지 않았던가! 공중의 새를 먹이고 들의 백합화를 가장 좋은 것으로 입히는 하나님께서 자기 자녀를 내버려 두시겠는가!

한국에서 모든 것을 뒤로 하고 가방 두개 들고 공부하러 와서 곧 아내와 세 아이도 오게 하였다. 학교의 장학금은 학생 하나를 위한 것이지만 걱정은 되지 않은다. 내가 글을 알기도 전에 받은 말씀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골3:2)가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고 주께서는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창28:15) 확인시켜 주셨다. 놀라운 일은 아이들은 기독교 학교에서 공부하게 되고 먹고 사는 것은 아내가 안정된 직장을 얻을 때까지 일주일에 한번씩 누군가가 아파트 문 앞에 그로서리 백들을 가져다 두었다. 그 후 은퇴한 지금까지 주께서 채워 주시되 항상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더욱 넘치게 하시는”(엡3:20)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라 그를 찬양하며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