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지막 만찬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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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미국으로 이민 올 때 한국에서 가족 친지와의 마지막 음식을 나눌 때 무슨 기도, 어떤 말을 하였는가? 그런가 하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살아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 전쟁에 나가는 아들과의 마지막 만찬을 나눈다면 어떨까? 미국이 자유인의 땅, 용감한 자의 집이기에 감사할 수 있을까?

예수님 지상 생애의 마지막이 다가온 때 그는 제자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만찬을 원하였다. 제자 중 하나는 이미 돈을 받고 예수를 배반하고 다른 제자들도 몇 시간 안으로 모두 스승을 버리고 도망할 것을 아시면서도 그들과 함께 모였다. 제자들은 각자 자기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예수께서는 종으로서 그들의 발을 씻기신다. 음식을 나누던 중에 주님은 떡을 들고 감사한 후에 떼어 주시며 받아 먹으라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고 감사한 후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라 하신다. 제자들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나 식사가 끝난 후 주님은 찬미하며 감람산으로 가시다. 주님은 기도하시다가 제자 유다가 인도하는 악당들에게 잡혀가 재판을 받고 십자가 죽음을 당한다. 고통과 환난, 비참한 최후가 다가오는 것을 알면서도 자기의 찢길 몸, 쏟을 피를 들고 감사를 한다. 자기 생명을 내어주며 어떻게 감사기도를 할 수 있을까?

유대인은 식탁에서 감사기도를 하고 음식을 먹는다. 4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24기도중 12번이 감사기도인데 10회는 음식을 먹기 전 감사다. 음식은 살기 위해 먹지만 그의 몸과 피는 죽지 않은 영생을 주는 참된 양식이니 얼마나 감사한가!

이들은 유월절 만찬으로 모였다. 이집트의 초태생 모든 남자와 짐승이 죽임을 당하는 밤에 양의 피를 문에 바르고 음식을 먹고 있는 이스라엘 집은 한 사람도 상하지 않았다. 그들은 400년간 죽음같은 종살이에서 해방을 맞는다. 죽음이 지나갔기에 유월절이라 부르는 이 절기 만찬은 처음 유월절을 기억하고 하나님이 지금도 일하시는 것을 믿음으로 받아드리며 새로운 능력의 삶을 시작하기에 가장 의미 있는 감사의 음식이다. 예수님은 이 만찬으로 앞으로의 새로운 유월절 곧 그가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몸이 찢기고 피를 흘림으로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죽음을 피할 수도 있지만 자기 생명을 줌으로 세상에 온 목적 곧 인간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감사하며 순종한다.

이제 주의 몸을 먹고 피를 마시면 주께서 속에 들어와 우리와 하나가 되고 동시에 그의 생명과 사명도 우리와 연합하기에 우리 삶을 통하여 주님이 나타나고 전파된다. 주를 모르고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를 전하고 생명을 나누는 것이 주님의 소원이기에 성도가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주님을 전파할 것을 내다보며 감사한다. 주의 몸과 피로 하나된 사람들은 모두 주의 사람으로 하나가 된다. 아버지와 주님이 하나인 것처럼 그리스도인이 어디서나 어느 시대에나 주의 교회로 연결되어 모두 하나가 되고 그의 교회가 예루살렘에서 세계로 뻗어가는 것을 보며 감사함으로 자신을 온전히 내어준다. 감사절 만찬을 나누며 이런 주님의 삶이 나의 삶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