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만나면 행복해지는 K씨 부부

1222

하재원 공인재정상담가

시카고에 거주하시는 K고객을 만나러 가는 길은 늘 행복하다. 대부분 사무실에서 고객을 만나지만 K씨 부부같이 연로하시고 운전이 자유롭지 않은 분들은 가끔 의사가 왕진을 가듯이 찾아 뵙는다. 주차가 자유롭지 않은 곳에 사시므로 내가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집 앞에 나와 계시다가 뒷골목에 있는 차고 문을 열어 주신다. K씨 부부를 처음 만난 것은 약 16년 전이다. 당시 50대 후반이었던 K씨는 이제 80이 지났고 50대 중반이었던 부인은 이제 70대 중반이 되었다. 이 분들과 만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는 감사라는 단어다. 이 분들은 주위에 모든 사람이 감사하다. 자식들에게도 감사하고, 돈을 잘 관리해 주는 재정 상담가도 감사하고, 교회 목사님도 감사하고, 위층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도 감사하다. 하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분들은 세상의 통념적인 감사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친구들이 서버브  2층 집으로 이사갈때 따라 가지 못하였고, 고급차는 평생 타본적도 없이 지금도 캠리를 최고로 여긴다.  하지만 이분들의 마음은 늘 넉넉하고 푸근하다. 거주하는 2 Flat 아파트의 2층을 세 놓는데 그 렌트비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저렴하고 시간이 지나도 인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번은 10년 전 렌트비를 계속 내던 세입자가 자진해서 렌트비를 올려내기도 했고 연로하신 K씨 대신 눈이오면 자진해서 세입자가 눈을 치우기도 한다.  K씨와 아내는 평생 직장 생활을 했다. 두 자녀가 대학을 다닐때 Two Job을 뛰기도 했고 직장에 오버타임이 있을때는 도맡아 하였다. 그렇게 해서 두 자녀 모두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좋은 대학교를 나와서 타주에서 잘 살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이분들이 은퇴를 위해서 모아놓은 돈이라고는 K씨 아내가 직장에서 조금씩 저축했던 10만 불 정도가 들어있는 401k 구좌와 포스터 은행의 적금 5만불이 전부였다.  다행히 두 사람이 거주하는 2 flat아파트는 워낙 오래전에 싸게 샀기 때문에 융자금이 없었다. 1층에는 부부가 살고 2층에는 세를 놓아서 나오는 렌트비로 재산세와 유틸리티 비용을 낼 수 있음으로  주거비가 거의 안들어 가는게 다행이었다. 두사람의 은퇴를 5년 남겼던 시점에서 은퇴자금 마련  5개년 저축 계획을 세웠다. 자녀들도 다 자리를 잡았고 주거비도 안들어 감으로 그 당시 부부가 합쳐 버는 돈 약 11만불의 절반을 401 (K), Roth IRA와  뮤추얼펀드등에 저축을 하였다. 이렇게 열심히 5년 동안 저축을 하고 K씨는 70세 그리고 아내는 65세가 되는 해에 은퇴를 했는데 지난 11년간 이분들의 수입원과 은퇴구좌들의 잔고 변화는 다음과 같다.

구좌종류 은퇴당시잔고(11년전) 매월인출액또는수입 현재잔고
Mrs. K 401k 170,000 $900 147,406
Mutual Fund 130,000 $700 110,585
Roth IRA (both) 60,000 $300 $55,231
Rent $1,000 N/A
SS income (both) $1,900 N/A
Total $360,000 $4,800 $313,222

비록 50대 후반에  본격적인 은퇴준비를 하였지만 검소한 생활 스타일과 마지막 노력으로 K씨 부부는 지난 11년간 편안한 은퇴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조금씩 저축을 하여 손주들이 대학을 갈 때 학비를 선물하기 위한 준비까지 하고 있다. 은퇴 뒤에는 단돈 백불이 아쉬울 수 있는데 이분들은 마지막 5년간의 노력으로 매월 $1,900 정도의 추가 수입원을 마련할 수 있었고 이 금액은 K씨 부부의 은퇴후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미팅을 마치고 나올 때도 그냥 돌려보내는 법 또한 없다. 뒷마당에서 따놓은 각종 채소와 삶은 옥수수, 고구마등을 잔뜩 챙겨 주신다. 16년 동안 한결같이 감사하다는 말과 크게 넉넉하지 않다도 자신들은 복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자족하며 사는 K씨 부부가 오랫동안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Tel: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