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믿음으로 구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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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박사(횃불재단 트리니티 목회학 박사 프로그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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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파의 특징을 단순히 구원받은 정확한 날짜를 알아야 한다는 것으로만 삼으면 곤란하다. 구원파 구원론의 핵심은, ‘내가 구원받았다고 믿는 그 믿음에 의해서 구원받는다’는 것이다. ‘내가 예수 믿는다고 믿는 그 믿음에 의해서 구원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구원파식 구원론이 미국과 한국교회, 특별히 복음주의 보수교회에 만연한다. 이런 식의 믿음과 구원은 그동안 역사적 기독교에서 가르쳐온 구원론과는 그 출발점부터 다르다.
그렇다면 성경이 말하는 구원, 사도로부터 시작해서 역사적 기독교, 그리고 종교 개혁주의자들이 가르친 구원, 간단히 말해, 성경이 말하는 구원론은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구원받았다’고 믿는 그 믿음으로 구원받지 않고, 은혜로 받는다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해 구원받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구원에 대해서 인간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면, ‘인간은 구원받는다’가 아니라 ‘인간은 구원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순종이건 믿음이건 무엇이든지 간에 인간 편에서 구원의 조건은 없다. 믿음이 만약 구원의 조건이 된다면, 믿음도 결국은 인간의 공로가 된다. 믿음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는다.
하나님은 은혜 베풀 자를 선택하시고, 그런 자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그래서 구원은 은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다. 그러면 이런 은혜 속에서 믿음의 역할은 무엇인가? 믿음은 하나님의 은혜로 나타나는 결과다. 그러니까 믿음으로 구원받지 않고, 구원받기에 믿어진다. 믿지 않고 믿어진다. 믿음은 구원의 조건이 아닌 구원의 결과이고 구원의 증거다. 구원을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믿음이다.
그렇다면 이런 논리 속에서 믿음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믿음의 정의인가? 그것은 간단히 예수를 믿는 믿음이다. 예수가 나를 구원했다고 믿는 믿음이 아니라, 간단히 예수를 믿는 믿음이다. 예수가 나를 구원했다고 믿는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으면, 예수 믿는 믿음이 생기고, 결국 예수가 나를 구원하셨다고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구원의 순서는, 은혜가 먼저고, 믿음이 다음이며, 구원의 확신이 맨 마지막에 온다. 그런데 구원파의 영향을 받은 현대 교인들은 구원의 확신을 맨 앞에다가 둔다. 구원의 확신으로 구원받는다고 생각한다.-다음 호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