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범사에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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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은 입술로는 편하게 자주 고백하지만, 실제 삶 속에선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삶이란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들이 함께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일을 겪는 중에 하나님께 감사하기란 쉽지 않은 겁니다. 하나님의 자녀이니 이 말씀을 지켜 행해야 하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100% 지킬 자신은 없고, 딜렘마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본문을 깊이 묵상하다 보면, 말씀 속에서 딜렘마를 풀 수 있는 키를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선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당신의 뜻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라는 표현이 열쇠인 겁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예수님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존재임을 리마인드해주고 계십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과의 이 특별한 관계 때문에 우리들은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다고 말씀하고 계신 겁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임 당하심으로 믿는 자 모두를 죄와 사망의 그늘에서 건져내주신 분이십니다. 또한 3일만에 다시 살아나심으로 믿는 자 모두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해주신 분입니다. 예수님은 우주에서 가장 귀하고 큰 구원이라는 선물을 우리들에게 거져주신 겁니다. 예수님께서 부어주신 이 무한한 은혜만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형편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겁니다.

또한 예수님은 우리가 천국에 도착할 때까지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를 돌봐주십니다. 먼저 예수님은 우리를 도와주실 성령님을 보내주셨습니다. 모세 때 구름 기둥과 불 기둥이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에서 가나안까지 보호하며 인도했듯이, 지금 은혜의 시대에는 믿음의 성도들을 위해 성령님께서 그 역할을 하고 계신 겁니다. 게다가 주님께선 하나님 우편 보좌에서 우리를 위해 끊임없이 중보하고 계십니다.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돕고 계신 하나님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겁니다.

미즈노 겐조는 초등학교 4학년 봄, 홍역에 걸려 목 아래 부분이 전부 마비되고 말도 못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나마 멀쩡한 두 눈을 깜빡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지혜로운 어머니는 가타가나 히라가나 50개 음도를 벽에 붙여두고 하나하나 손으로 짚어가며 아들의 눈 깜빡임을 통해 소통했습니다. 건강했던 몸이 뜻밖의 질병으로 망가지고 말았으니 얼마나 낙담했겠어요. 하루하루 절망 중에 살아가던 중 미즈노는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마을의 목사 한 분이 오셔서 성경책을 선물로 주신 겁니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성경을 읽어가던 미즈노는 우주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기와 같은 삶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예수님을 믿음으로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미즈노의 삶은 밝아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들을 묶어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라는 시집을 출간합니다. 그중 “슬픔이여”라는 시 한 편 소개합니다.

슬픔이여 슬픔이여/정말 고맙구나

너가 오지 않았다면/강해지지 않았다면/나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슬픔이여 슬픔이여/네가 나를/이 세상에는 둘도 없는/커다란 기쁨과

변하지 않는 평안이 있는/예수 그리스도의 곁으로/데려다 주었기 때문이야.

미즈노 겐조 시인이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다면 우리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