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벗어 던지고 입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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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바울은 에베소서 4장에서 생명의 하나님으로부터 떠나 있는 이방인들의 삶의 특징들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먼저 허망한 삶이라고 합니다. 허망한 삶이란 목적 없이 표류하는 삶, 결실이 없는 공허한 삶을 말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다 나름의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하나님께선 왜 그들의 삶을 허망하다고 하시는 걸까요? 하나님과 만물의 관계를 알 때, 이 질문은 풀립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위해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증거합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만물은 창조주 하나님을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모든 만물의 존재 이유이고 목적인 겁니다. 하나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이방인들이 이 진리를 어떻게 알 수 있겠어요. 그러니 목적없이 이리저리 표류하다가 결국 멸망의 길로 추락하고 마는 허망한 삶을 사는 겁니다. 또한 하나님으로부터 떠나 있는 이방인들은 자기 욕심을 따라 방탕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 이유를 총명이 어두워지고, 마음이 굳어지고, 결국엔 감각이 없는 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총명과 마음과 감각은 다 양심을 말한다고 보면 됩니다. 로마서 2장을 보면,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이방인들은 양심에 따라 선하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증거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도움과 용서없이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삶은 세월이 갈수록 죄 위에 죄가 켜켜이 쌓여, 그 결과 그들의 양심은 점점 어두워지고 굳어져 아무리 악한 짓을 해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상태가 되고 마는 겁니다. 그렇게 바벨탑처럼 높이높이 쌓여가는 죄 때문에 결국 멸망하고 마는 겁니다.
믿음의 성도들은 이방인처럼 살아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 때문입니다. 주님의 제자는 새롭게 된 심령으로, 이방인들과 똑 같이 살던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의와 진리와 거룩함으로 창조된 새사람을 입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옛사람을 벗고 새사람을 입는 과정이 옷을 입고 벗듯이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야 하는 일은 오직 심령이 새롭게 되는 겁니다. ‘오직’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옛사람을 벗고 새사람을 입기 위해선 반드시 심령이 새로워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사 ‘새롭게 된다’를 수동태로 사용함으로, 심령을 새롭게 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보여줍니다. 예수님 믿기 전, 어두워지고 굳어지고 망가져서 작동하지 않게 된 양심을 우리의 힘으로는 고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의 심령을 고쳐서 새롭게 할 수 있을까요? 성령님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영접할 때, 성령님이 우리 안에 오셔서 우리의 심령을 새롭게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혼 안에 성령님께서 항상 임재하셔서 역사하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 다음 과정은 옛사람을 벗고 새사람을 입는 겁니다. 그런데 벗고 입는다는 동사의 형태가 특별합니다. 주어의 동작을 강조하는 재귀 동사형인 겁니다. 내가 스스로 벗어버려야 하고, 내가 스스로 입어야 하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의와 진리와 거룩함으로 만든 새사람이라는 옷을 주셨고, 성령님께서 오셔서 우리의 심령을 새롭게 고쳐 주셨으니, 이제 벗고 입는 일은 우리 스스로가 의지를 가지고 결단하고 부지런히 행해야 할 일이라는 겁니다. 새로운 옷을 입고 최선을 다해 의와 진리와 거룩함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고, 그러다가 시험과 유혹에 넘어져서 다시 옛사람을 입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그 즉시 진실한 회개를 통해 다시 옛사람을 벗어 던지고 새사람을 입는 성화의 과정을 신실하고 치열하게 감당해야 하는 겁니다.
우리를 구원하셔서 새로운 피조물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제부턴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