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베드로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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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오순절 주님의 제자들이 성령 충만하여 성전에서 방언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제자들이 새술에 취했다고 조롱합니다. 이때 베드로가 일어나 그렇지 않다고 변론하며 담대하게 복음을 증거했습니다. 성경을 깊이 묵상하는 성도들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많은 제자들 중에서 왜 베드로가 복음을 가장 먼저 전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 걸까?” 그리고 이 질문은 우리를 큰 은혜의 자리로 이끌어줍니다.

마태복음 16장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로 알고 있느냐?”고 물어보십니다. 그때가 3년의 공생애를 거의 다 마치고 이 땅에 오신 궁극의 소명, 즉 십자가 소명을 감당하려고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던 때였습니다. 따라서 주님의 질문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겁니다. “3년 동안 나를 따라다니며 내 일거수 일투족을 다 지켜보았는데, 이제 너희들은 날 누구라 결론을 내렸느냐?” 이때 베드로가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베드로의 신앙 고백을 들으신 주님은 베드로에게 두 가지 큰 약속이자 축복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먼저 베드로의 이 아름다운 고백 위에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교회를 세우신다는 약속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후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 땅에 세워졌고 세워질 교회들은 다 베드로의 이 신앙 고백에 기초를 두고 있으니 엄청난 축복입니다.

다음으로 베드로에게 주신 약속과 축복의 말씀은 천국의 열쇠들을 주시겠다는 겁니다. 물론 천국의 열쇠는 복음을 뜻합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이름을 꼭 짚어서 약속해주신 겁니다. 주님께서 수난 당하시기 전까지만 해도 베드로가 이 천국의 열쇠를 받고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여전히 베드로는 주님의 수제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잘 지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수난 당하시는 동안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주님을 3번이나 부인하고 만 겁니다. 그것도 자기에게 닥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적극적으로 주님을 부인한 겁니다. 그후 베드로는 수제자는커녕 주님 얼굴을 다시 보기조차 힘든 상황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천국 열쇠의 약속은 물건너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이 약속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먼저 베드로의 영적 상처를 치유해주셨습니다. 베드로를 갈릴리로 초대하신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느냐”고 그에게 3번이나 물으시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이때 베드로는 주님을 향한 사랑과 제자로서의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도행전 1장이 베드로의 회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베드로가 일어나 가룟 유다를 대신 할 제자를 뽑자고 제안하고 선출하는 일을 주도해갑니다. 옛모습을 완전히 회복한 겁니다. 그리고 오순절 성전을 찾은 경건한 자들 앞에 담대히 서서 복음 즉, 천국의 열쇠를 가장 먼저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신실하신 주님께서 약속을 이뤄주신 겁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중에 혹시라도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의심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까? 그런 분 없길 바라지만, 혹시라도 계신다면 회복된 베드로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 베드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주님의 손길, 즉 베드로를 치유하셔서 그의 손에 천국 열쇠를 쥐어주고 사용케 하심으로 마침내 약속을 이루신 주님의 손길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약속한 것은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라는 진리를 다시 믿음으로 붙들고 인내하며 기도함으로 베드로처럼 주님의 신실하신 손길을 체험하는 하나님의 복된 자녀들이 다 되시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