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은 정권유지를 위해 더욱 인권유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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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시카고평통 북한인권위원장)

 

지난 12월 8일 워싱턴 D.C에 위치한 존스 홉킨스 대학 부설 SAIS( (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자행되는 반 인류 범죄에 대한 모의 재판이 열렸다. 이 행사는 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내에서 자행되는 처참한 인권 유린에 관한 탈북자들의 증언과 모의재판형식으로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렸다. 재판부는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 최고 대표, 마크 하몬 전 크메르 루즈 전범재판소 재판관, 토마스 뷔켄달 전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으로 구성 됐고, 북한 인권상황을 진술하는 증인으로는 탈북자 출신의 강철환 북한 전략 센터 대표와 탈북자 2명이 참여했다.

북한의 처참한 인권 유린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에도 미 의회 증언 및 각종 강연을 통하여 탈북자들로부터 수없이 증언하였으나, 이번 행사에서는 북한의 인권유린, 특히 9살 때 북한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 수용소에 수용되었던 강철환씨와 다른 2명에 의하여 정치범 수용소의 실체가 집중 조명되었다.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되는 “정치범” 이란 단어는 정부에 반대해서 정치 활동을 하다가 잡혀 간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는 정치 활동이란 있을 수 없으므로 그런 뜻에서 정치범이란 존재 할 수 없다.  북한정부가 명령하는 대로 크고 작은 일에 복종을 제대로 못 했거나 정부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는 등 북한당국에게 나쁘게 보인 사람들을 수용소에 잡아 넣고 고통을 주고 있는데, 그들을 두고 외국 사람들 (한국, 미국 등)이  “정치범”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범수용소”라는 것도 외국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고, 북한에서는  “관리소”라도 부른다고 이날 모의재판에서는 정치범과 정치범 수용소의 정확한 정의가 규정되었다.  북한에는 5개 정치범 수용소가 있고 20만 명 정도가 수용 되 있는 것으로 추정 된다고 모의재판에서 밝혀졌다.

이날 모의재판에서 정치범 수용소 경험자 증언에서 8가지 주목할 만한 스토리가 있었는데, 한 사람이 사상이 나쁘거나 국가에 대한 불충성이 발각 되면 그 나쁜 정도에 따라서 본인 뿐 아니라 3대 가족전체 (할아버지부터 손주 까지)를 정치범수용소에 집어 넣는다. 둘째, 한밤중에 트럭이 와서 불충성한 사람과 가족을 잡아 가면, 친척이나 동네 사람들은 그 가족이 사라졌다는 것만 알뿐이고 왜 잡혀 갔는지 어디로 갔는지 본인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만일 그것을 알아 챈 사람이 그 사실을 폭로하면 그 사람도 수용소로 간다. 셋째, 반역자 (예를 들면 중국에서 남한의 선교사를 만나서 한국 행을 시도했다거나 남한의 라디오 방송을 들었거나) 에 대해서는 국가보위부의 결정에 따라 총살이나 교수형을 받게 되고, 가벼운 죄 (USB로 남한의 드라마를 보는 것 등) 에 대해서는 구타나 고문으로 벌을 받는다. 넷째, 한 남자가 새벽부터 밤까지 중노동을 하다가 하루는 기진 맥진하여 쓰러졌는데 감시원이 달려 와서 “엄살을 부린다”며 때리고 고문 했는바 그는 결국 죽어 버렸다. 다섯째, 소위 “반역자”들을 죽이지 않고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는 이유는 정치범 수용소가 대규모 생산 시설 (농업, 옷 공장, 가축 농장 등) 이므로 수감자들의 강제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북한에서 가장 위험한 노동은 반역자의 몫이다.  (북한의 외화벌이에 중요한 석탄을 캐기 위해 탄광에 들어가서 하루 12 시간 석탄 가루를 마시면서 일 하다가 결국 병 들어 죽는 사람, 핵 폭탄 실험을 위해 깊은 갱도에 들어가서 방사능을 쏘이면서 일하다가 암에 걸려 죽는 노동자 등) 일곱째, 인권은 완전히 말살 되어 사람을 동물보다 더 잔인하게 취급한다 (예컨대, 수용소 안에 돼지 농장에서 돼지가 죽었는데 그것에 책임을 진 정치범이 고문 당하고 매 맞아 죽었다) 여덟째, 정치범은 인간으로 취급 받지 않는다. 비누도 없고 치약도 없고 더운 물도 없어서 목욕도 못하고 겨울에는 동상, 여름에는 피부병 등 온갖 병을 얻고, 그 나마도 먹을 것을 제대로 안 주기 때문에 쥐, 개구리 등 잡아 먹다가 많은 사람이 죽어간다. 등이다.

이날 북한 인권 모의재판을 통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북한 정권은 잔인한 인권유린 없이는 정권이 유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폭정을 계속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 둘째로 정치범 수용소 간부들은 수용된 반역자들을 가혹하게 다루지 않으면 본인에게 처벌이 오기 때문에 더욱 가혹하게 수용자들을 다루게 된다.

시카고를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필자와도 친분이 두터우며,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탈북자 출신의 강철환 북한전략센터대표는 본인의 정치범 수용소 경험을 얘기 하면서, 수용소에서 오래 살아 남으려면 3개월이 고비이고 그 기간 안에 뱀, 쥐, 벌레 등을 빠르게 잡아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증언하여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