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의 최대 후견인 중국도 무너질수 있다.”

597

김성한(한미자유연맹 부총재)

북핵문제 해결과 북한문제에 관련하여 중국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북한의 생명줄인 각종 식량, 석유, 중유 및 온갖 생필품과 농사용 비료등이 대부분 중국의 묵인하에 지원된다. 북한이 미국과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 하에서도 버틸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북한의 핵무기 또한 지난 수십년간 중국의 은밀한 지원과 용인하에 완성되었다. 중국은 오랫동안 주한미군철수와 대한민국 적화통일을 용이하게 할수 있는 미. 북간 평화협정을 주장해왔는데, 최근에도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중국의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전화 통화를 하는 자리에서 류샤오밍이 비핵화와 미북 평화협정 동시 추진의 뜻을 전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그런데, 북한문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북한의 최대 후견인인 중국도 붕괴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7월1일 창당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체제 선전을 하였다. 시진핑은 같은 날 경축연설에서 “외세가 괴롭히면 강철의 장성에 머리를 박고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이런가운데 공산당 핵심인사 출신으로 미국에 망명한 학자가 “중국 공산당의 갑작스러운 분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 월스트릿저널에 미국에 망명 중인 차이샤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의 논문이 소개돼 있다. 차이 전 교수는 “중국의 겉모습은 강력해 보이지만, 시진핑 집권 기간 이후 사회적 모순과 분열은 더욱 심화된 상태”라며 “굶주린 용과 같은 야망을 지닌 공산당은 실제로는 종이호랑이”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는 공산당 지도부를 제외한 9,200만 명의 중국 엘리트와 일반 당원들이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대해 공격적인 정책을 구사하지만, 내부적으론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를 향해 “중국 공산당의 갑작스러운 분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차이 전 교수는 미국 등 서구권에 망명한 중국 공산당원 중 최고의 인사이더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가 재직한 중앙당교는 공산당 이념과 이론 연구를 당 간부들에게 교육하는 기관으로, ‘당의 브레인’으로 불린다. 시 주석은 중앙당교 교장 출신으로 차이와 2012년까지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그런데 차이 전 교수는 지난해 미국 체류 중 한 모임에서 “시진핑은 마피아 두목 같다. 우리 당은 정치적 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적을 박탈당한 뒤 미국으로 망명을 하게 된다.

그런데 굳이 차이 전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중국 대륙은 통합이 아니라 분열돼 있었던 적이 더 많다. 지금은 티벳, 신장, 내몽골까지 역사 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다. 국경을 맞댄 나라만 16개 나라이다. 안에서부터 체제불안의 암종이 곪아터지고 있다. 물론 기독교인을 포함한 500만 명 이상의 반체제 인사를 ‘라오가이’라는 중국식 정치범수용소에 가둬놓는 가혹한 ‘채찍’ 그리고 식량문제 해결이라는 그럴싸한 ‘당근’으로 체제유지를 하고 있지만, 세계 최악의 인권유린, 소수민족 탄압, 또 공산당 간부가 부를 독점하고 세습하며 빚어진 양극화는 ‘농민공이나 ‘탕핑’이라는 단어로 상징된다. ‘탕핑’은 바닥에 평평하게 누워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 해 봐야 성공할 수 없다는 절망감을 표현한 것인이다.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단어이다. 공산당 식 부의 대물림이 만들어낸 청년들의 절망감을 반영하는 것이다.

농민공은 농민 호적을 가지고 있지만 도시 노동자로 일하는 극빈층이다. 1억 2천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전체 인구의 9%를 차지하고 있다. 호적의 제약 때문에 임금의 3분의 1밖에 못 받는다. 온갖 차별 을 한 몸에 받는 계층이다. 중국의 세계적 가격경쟁력 뒤에는 바로 이 농민공의 희생이 있다. 그런데 농민공을 포함해서 절대빈곤 상태에서 허덕이는 중국인이 인구 절반이라고 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2019년 5월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가운데 6억 명이 빈곤 상태”라며 “이들은 월수입 1000위안(약 17만 원)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예전 같으면 민란을 일으켰을 체제불안 요소이다.

중국은 현재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 자유, 인권, 법치, 민주주의와 같은 보편적 가치의 도입 대신 폭압과 통제, 감시의 전체주의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불안은 시진핑 이후이다. 억압이 강할수록 그 힘이 사라져 버리면 더 큰 분열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공산당이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권위주의 세력이 됐지만 당내 갈등과 같은 장애물이 미래에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다”며 “특히 아직도 시 주석의 후계 구도가 확립되지 않아 지도체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이후의 분열 가능성을 예측한 것이다. 그후 북한 또한 존립할수 있을지도 크게 의문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