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람 낚는 어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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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믿음의 성도는 다 ‘사람 낚는 어부’라는 특별한 소명을 받았습니다. 누가복음 5장 말씀은 이
소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교훈들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는 순종해야 합니다. 가르침을 마친 주님은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명령하십니다. 베드로는 당황했을 겁니다. 그런 방법으로는 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사실, 어부라면 다 아는 기초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는 동료 어부들도 상당수 있어서,
주님 말씀대로 하면 우스운 꼴을 당할 수도 있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겁니다. 이때 베드로는
자기 생각과 지식을 버리고 주님의 말씀을 순종하기로 결단합니다. 수근거리며 따가운 눈총을
던지는 무리들을 뒤로 한 채, 깊은 곳으로 배를 저어가 그물을 내린 겁니다. 그때 베드로는
놀라운 일을 경험합니다.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힌 겁니다. 사도행전 13장을
보면 성령 하나님께서 선교를 위해 바울과 바나바를 따로 구별하십니다. 안디옥 교회로 보면
바울과 바나바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리더였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도 자신들이 헌신한 결과가
부흥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그런 사역의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성령님께서
부르셨을 때, 바울과 바나바, 그리고 교회는 즉시 순종했습니다. 그들의 순종은 놀라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바울과 바나바의 순종을 도구로 삼아 로마 곳곳에 교회를 세우신
겁니다. 어둠으로 가득했던 로마 제국 도처에 복음의 불이 번져 가기 시작한 겁니다. 순종,
이것이 바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가져야 할 첫 번째 자세인 겁니다.
사람 낚는 어부들은 서로 동역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내린 그물에 물고기들이
기적처럼 몰려들었습니다. 그물이 찢어질 정도가 되자 베드로는 다른 배에 있는 동무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끌어 올린 물고기로 두 배가 잠길 정도였습니다. 만약 베드로가 잡힌
물고기를 독차지하려는 욕심으로 혼자 무리하게 그물을 끌어올리려 했다면, 그물이
찢어지거나 그물을 놓치는 바람에 큰 낭패를 봤을 겁니다. 신학교 다닐 때 작은 선교 단체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한 인도 친구를 만났습니다. 교제하는 중,
자기가 크리스천이 될 뻔했다고 고백하더군요. 어릴 적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기독교 선교
단체가 들어와 학교와 병원을 세웠다고 합니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서구식 학교와 선진
기술을 갖춘 병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종교라면
믿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중학교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몇 년 후 그
지역에 다른 기독교 선교 단체가 들어오게 되었고, 기존에 있던 선교 단체와 자주 갈등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사랑을 강조하는 교회가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면서 기독교에 대한 정이
뚝 떨어져 버리고 결국은 교회를 뛰쳐나왔다고 합니다. 그후로는 그는 교회에 한 번도 나가질
않았습니다. 복음의 그물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던지고 한 마음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사람 낚는 어부는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베드로를 사람 낚는 어부로 불러 주셨을
때, 그는 자신의 기존 생업과 소유를 다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주님께서 이끄시는 방향을
향해 자신의 삶을 180도 돌린 겁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그 버림의 결단 때문에,
육체적으로는 주님과 3년을 동행할 수 있었고, 동시에 영적으로는 내려놓음으로 생긴 마음의
공간을 주님의 가르침으로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에는 주님께서
약속하신 성령님을 주인으로 맞기 위해 자기 자신까지도 내려놓았습니다. 철저한 버림을 통해
말씀과 성령으로 충만해진 제자들은, 사도행전 1장 8절 말씀처럼, 성령의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가서 복음의 증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자기를
철저히 내려놓을 때, 주님께서 주신 이 특별한 소명에 올-인할 수 있습니다.
순종, 동역, 내려놓음…사람 낚는 어부에게 꼭 필요한 영적 기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