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벽닭의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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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선 목사(시카고)

 

구약성서 전도서에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라는 말씀처럼, 2016년은 가고 2017년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신년을 맞으면서 태음력(太陰曆)으로 금년이 ‘닭의 해’임을 조명해 본다.

고대 농경사회로부터 달의 주기를 기준으로 하는 태음력이 널리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하여 동남아지역에서 쓰는 음력은 12지지(地支)에 의한 소위 띠로 상징되는 열두 동물들이 천간(天干)과 어울려 육갑(六甲)을 이루는데 2017년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 된다.

수십 년 전 교단 총회일로 부라질을 방문하여 민박을 한 적이 있는데 새벽에 닭의 울음을 듣고 감동했던 일이 생각난다. 옛 부터 새벽닭의 울음은 시각을 알려주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정확한 시간을 알리는 만능의 시계들이 많은데 웬 새벽을 알려주는 닭의 울음에 감동까지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고향을 떠나온 이후 처음 들어보는 그 새벽닭의 울음에서 조물주가 주시는 귀한 선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성서에도 닭의 울음이 나온다. 복음서에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하는 장면에서 “저주하며 맹세하여 가로되 내가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닭이 곧 울더라”(마 26:74)는 사건의 기록이 있다.

위에서 보듯이 새벽닭의 울음은 새 날이 밝아오는 시각을 알리는 조물주가 주시는 선물이라면, 대제사장 가야바의 뜰에 울려진 새벽닭의 울음은 베드로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 새 삶의 선물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편리한 시계들이 많아 새벽닭의 울음소리를 들어주는 이가 없다할지라도 퇴화되지 않고 에덴과 같은 전원에서 천부의 재능으로 때를 알리는 새벽닭의 울음을 울어 때를 알리는 그의 사명을 충실하게 다하고 있어 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미국과 한국을 바라볼 때 교회의 소리가 사라져가고 있음은 교계의 지도자들이 불의에 오염되고 있어 교회는 침묵하고, 진실을 외면하는 벙어리교인들이 되었다는 것을 깊이 통회하고, 새해에는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 세례요한과 같은 ‘광야의 소리’를 제 때에 외치게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영적인 새벽닭의 울음을 우는 자명종(自鳴鐘)이 되여 하나님의 때를 바르게 알리며 일깨워 그 청아한 여운을 울려 퍼지게 하는 새해 정유년이 되기를 기원한다.(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