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 언약식이 된 마지막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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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수 목사(순복음충만교회)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계셨을 때에 무엇인가를 원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 무엇인가를 원하신다고 말씀하신 것은 누가복음 22장5절의 말씀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셨던 것은 바로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유월절 잔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눅22:15).

예수님보다 약 1200여 년 전 이스라엘 백성들은 430년 동안 이집트의 노예로 살며 고통 속에 탄식하였고 하나님께서는 그 탄식을 듣고 모세를 보내셨습니다. 그리고는 아홉 가지의 무서운 재앙을 통하여 이집트의 파라오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습니다.

열 번째 재앙으로 하나님께서 내리신 명령입니다. – 너희 매인이 어린양을 취할지니 각 가족대로 그 식구를 위하여 어린양을 취하라. 어린양은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으로 하되, 그 양을 잡고 그 피로 집 문 좌우 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그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아울러 먹되 반드시 불에 구워 먹어라(출12:3,7)는 것이었습니다. 그 명령대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발랐습니다. 그러자 하늘로부터 천사가 내려와 그렇게 하지 않은 집의 장자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이 때 파라오의 아들도 죽었습니다. 겁에 질린 파라오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떠날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430년의 기나긴 고난이 끝난 것입니다. 자유를 찾은 것입니다. 그리고 모세의 영도 아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향해 떠났습니다.

유월절은 바로 하나님의 권능에 의해서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날이자, 유대의 최대 명절입니다. 제자들은 유월절 식사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습니다. 모든 제자들이 자신의 나이 수만큼 매년 똑같이 반복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포도주 잔을 들어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신 후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이것을 갖다가 너희끼리 나누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무교병을 하나 들어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올리신 후 그것을 떼어서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눅22:19). 제자들은 이 말씀에는 더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무교병이 예수님의 몸이라니? 예수님을 기념하라니? 유월절은 여호와 하나님을 기억하는 날인데.” 그렇게 생각하며 예수님께서 시키는대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식사가 끝이 나고 이어서 각자의 잔에 다시 포도주가 채워졌습니다. 그 잔은 장차 올 메시아와 함께 마실 잔으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전합니다. – 저녁 먹은 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여(눅22:20) 이 ‘저녁 먹은 후의 잔’이 바로 장차 오실 메시야와 함께 나눌 잔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잔을 들고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눅22:20). 그러면서 마시라는 것입니다.

이 유월절 만찬은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이었습니다. 1200여 년 동안 지켜왔던 구약의 유월절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차원의 유월절을 제정하신 것입니다.

의아해하며 생소한 유월절을 지켰던 제자들은 훗날,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은지 3일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다음,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이스라엘, 나아가서 모든 인류가 기다리던 메시아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신들은 이미 그 메시아와 함께 잔을 나누었음을 알았고, 바로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 유월절의 어린양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포도주는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였고, 그 무교병은 예수님의 찢기신 살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내 살은 참 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 된 음료로다(요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