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령이여 강림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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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교회 담임/미육군 채플린)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 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 이들은 꿈을 꾸리라.” (요엘2:28)

인류 문화사에 암흑기라고 종종 일컬어 지는 중세시대엔 웅장한 교회건축과 교회안에 화려하게 장식된 스테인드글레스의 그림등을 통하여 교회는 성경에 무지했던 이들의 성경이해와 신앙생활을 도왔다고 합니다.  특별히 성령강림주일에는 선택된 예배위원 일부가 교회의 높은 천장에 올라가 예배의식에 맞춰 천장의 창문을 열고 비둘기를 아래로 날려보내고, 성가대는 비둘기의 움직임을 따라 찬양을 불렀고,  그때 교회천장에선 붉은 장미꽃잎으로 가득찬 바구니를 아래로 부어 마치 하늘로 부터 불꽃과 같이 임재하는 성령강림의 감동스런 예배를 연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같이 잘 짜여진 교회의 감동스런 퍼포먼스에도 중세 세계를 뒤덮은 캄캄한 영적, 문화적 암흑기는 깨어날 기미조차 없었던 겁니다.

오늘 우리는 교회마다 성령강림주일을 기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기념과 축제로만 끝나서는 아무 의미도 없음을 알고있습니다.  무엇보다 성령강림의 의미를 깨닫고, 실재 삶에서 성령충만의 경험으로 이어질 때 성령강림절을 통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먼저, 성령님은 우리의 영혼과 삶을 새롭게 하시는 변화의 영(Transforming Spirit)임을 깨닫고 믿어야 합니다. 오순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일년중 세번의 순례의 길을 떠나며 지켜야 했던 주요 절기들중 하나입니다.  첫째는 유월절이요, 둘째가 바로 오순절이며, 세째는 초막절입니다.  이 모든 절기는 출애굽의 역사를 배경으로 합니다.  애굽의 포로생활로부터 해방된 날이 유월절이요, 그로부터 50일후에 시내산에 도착하여 하나님의 율법, 토라를 받음을 기념한 날이 오순절입니다. 분명한 것은 모세의 율법을 외우고, 그것을 이마에 붙이고, 물설주에 장식한다고 해서 삶이 변화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의 변화는 하나님 말씀이 마음 밭에 새겨져야 일어나는 법입니다.

오순절에 성령강림은 단순히 절기를 지킴으로 행하던 외형적 종교의식을, 인간의 삶을 새롭게하는 내면적 변화의 사건으로 뒤바꾼 사건였던 것입니다.  그 변화의 강력함은 마치 거친 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새생명의 도전과 같고, 모든 불결한 죄악을 태워버리고 거룩케하는 불길같은 것입니다. 참으로 성령은 우리를 새롭게 빚으시는 변화의 영이십니다.

또한, 성령은 하늘의 능력으로 우리를 덧입히시는 영(Empowering/Envisioning Spirit) 이십니다. 오순절날에 임한 성령임재는 단지, 승천하신 예수님의 공백을 채우는 분으로 이땅에 임한 것이 아니라,  우리로 하늘의 능력을 덧입히고, 새로운 미래 역사의 전망을 바라보게하는 능력의 영이십니다. 그러므로 성령임재의 역사속에 사는 사람들은 절대 소망적이며, 절대 미래적입니다.  성령은 결코 우리를 좌절케하거나, 주눅들게 하거나, 두려워하게 하거나, 포기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불굴의 열정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만드는, 그것은 세상이 이해하지 못할 위로부터 부어주시는 능력의 영이십니다.

마지막으로, 성령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사랑안으로 초청하는 선교의 영(Inviting Spirit)입니다.

간혹 성령의 은혜안에 산다고 하는 사람들가운데 개인적 신비주의와 영적 자만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생각해보세요.  성령님은 한 특정 개인에게만 역사하는 분일까요?  물론, 개개인의 기도와 삶에 아주 가까이에서 함께하십니다.  그러나 성령의 역사는 개인을 넘어 공동체적이고, 우주적인 것입니다. 성경에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넘어 성령강림을 체험하게될 것이라고 요엘서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인적 삶의 바운더리를 넘어 인류의 역사와 우주속에도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보시기 바랍니다.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을 믿는 다면, 지구의 아픔에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한 개인의 감정이나 위로해 주는 내 주머니속에 넣어둔 하나님 정도로 성령을 이해했다면, 우린 하나님을 만홀이 여긴 죄를 회개해야 합니다.  좁은 안목으로 쌓놓은 나의 작은 세상을 무너뜨리시고 더 큰 세계를 품도록 인도하시는 선교의 영으로 충만해 지시는 성령강림의 역사가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