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통과 문화 5: 소통과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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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목사/다솜교회 담임

소통과 주변 환경 그리고 상황은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아주 비근한 예를 들어서, “두 선수가 베이스에서 죽었습니다” 라는 말이나 “투수가 심하게 두들겨 맞았습니다”라는 말을 생각해 봅시다. 이 말은 야구 경기라는 특별한 상황에서 이해되어야 정확한 이해가 될 수 있는 말입니다. 야구경기라는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말의 의미는 전혀 다르게 이해되었을 것입니다.

즉 인간의 언어는 항상 일정한 상황 속에서 쓰여 지고 이해되어 진다는 말입니다. 말로써 전달되는 언어에는 항상 상황이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상황에 의존하지 않고 언어만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정보는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즉 모든 언어는 상황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래서 언어 자체의 내용 뿐만 아니라 그 언어가 사용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있을 때 보다 높은 소통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예로 “The window is open”이라는 말을 생각해 봅시다. 이 말은 그것이 쓰이는 상황에 따라서 몇 가지 다른 의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즉 날씨가 추우니 문을 달으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비가 오고 있으니 문을 닫으라는 의미일 수도 있으며,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닫으라는 의미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국어나 영어 모두 언어는 상황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소통을 하려면, 늘 화자의 상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말하는 사람도 자신의 상황을 잘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오해 없는 소통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특히 남에게 다른 사람이 했던 말을 전하거나 또는 전하여 들을 때에는 상황의 차이로 인한 오해가 생겨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어야만 합니다. 처음 말이 나왔던 상황에서는 얼마든지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말이었음에도, 상황 이해가 없이 말의 내용만 전달되어 오해를 사고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통의 상황에는 잡음이라는 것이 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잡음은 소통을 방해하는 환경적인 요인을 모두 포함할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고의로 잡음을 섞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상황을 조작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의 내용을 변질되게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하겠습니다.

효과적인 소통을 원한다면 들은 말, 전하여 진 말에 쉽게 분노하지 말고, 말한 분이 또는 글을 쓴 분이 어떤 분인지, 그리고 어떤 시간과 장소 그리고 상황에서 그 말이 나왔는지를 먼저 헤아려 보려고 하는 너그러운 마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나간 날들에 당신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만들었던 누구가의 말도 어쩌면 그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오해했던 말은 아니었는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