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쉬지말고 기도하라!”(살전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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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이웃 교회담임/ 미육군 군목)

신앙인에게 있어 기도란, 창조주 하나님앞에 벌거벗은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진솔한 고백이고 하나님의 음성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신성한 변화의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도없는 신앙생활은 회개도, 변화도, 그리고 생명을 잉태하는 열매도 찾아 볼 수 없게 됩니다.  종교개혁자 마틴루터는 말하길, “기도없이 그리스도인이 된다고 하는 것은 마치 호흡함없이도 살아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이같은 기도의 삶은 어느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만 드리는 것이라기 보다는 “쉬지말고” “항상” “언제나” 기도하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곧 그것은 기도의 삶이란 입술에서 흘러 나오는, 혹은 암송하며 드리는 단순한 언어들의 반복이기 보다는, 기도하는 마음을 품고 “쉬지않고” “언제나” 하나님을 향해 겸손히 열려있는 일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단순히 “기도하는 것”(prayer)도 중요하지만, “쉬지않고 기도하는 맘을 품고 사는 태도”(prayerfulness)이야말로 더욱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헨리나우웬의 책, “믿음의 여정을위한 삶의 지혜”에 보면 ‘기도란 무엇일까?’ 질문하면서,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가 사용한 기도의 비유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세명의 러시아 수도사가 아주 외딴섬에서 수도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영적 삶을 점검하고자 하던 러시아의 감독(Bishop)이 그 외딴섬을 찾았습니다. 놀랍게도 그 세명의 수도사들에게서 “주기도문”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감독은 방문기간 내내 “주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문”을 외우게 하였습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어 감독은 그곳 외딴 섬에서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아가 항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바다 한가운데로 세명의 수도사가 뛰어와서는 급히 감독을 찾으며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주기도문”을 그만 잊어 버렸습니다. “그럼, 어떻게 기도했소?” 감독이 묻습니다.  그들은 대답하길, “여기 외딴 섬에 우리 세명의 수도사가 있듯, 삼위일체 하나님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기도했습니다.  간결하고 겸허한   수도자들의 이같은 신앙고백과 하나님이 그들에게 베푸신 기적을 보고는 그 감독은 크게 감명을 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곧, 기도의 삶이란 단순히 입술에서 외워지는 기도문과는 별개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쉬지않고” “기도의 삶의 자세를 가지고 겸허히 사는 일상”(Prayerfulness)이 중요함을 가르쳐 주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성경의 말씀에보면 이같은 “기도의 자세로 사는 일상”을 가진 이들을 소개합니다. 그중 안나라는 선지자를 소개하길, “…안나라하는 선지자가 있어 나이가 매우 많았더라. 그가 결혼한 후 일곱 해 동안 남편과 함께 살다가 과부가 되고, 팔십사 세가 되었더라. 이 사람이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야로 금식하며 기도함으로 섬기더니…”(눅 2:36,37) 라는 내용을 읽게됩니다. 아마 안나 선지자는 적어도 50여년을 과부로 살면서 이해하지 못할 인생의 불행과 외로움을 뼈져리게 경험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녀의 “기도의 자세로 사는 일상”(Prayerfulness)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모두가 불행하다고 여길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더 큰 삶의 목적이 있을 것임을 열린맘으로 대망하였고, 하나님앞에서 겸허히 이를 수용하며 그 믿음을 지켰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녀의 삶은 “쉬지않고” “항상” “언제나” 기도의 마음으로 사는 일상을 가졌기에 이같은 위대한 삶을 걸어올 수 있었고, 마침내 그리스도를 처음으로  자신의 가슴에 안아 축복한 인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안나의 기도의 삶은 우리가 쉽게생각하는 기도와 비교해 볼 때,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간혹 우리가 생각하길 기도란, ‘한번 철야기도에 나가 간절히 울부짖는 것’으로, 혹은 ‘새벽에 일어나 하나님께 나아가 자신의 소원을 부지런히 열거하는 것’ 정도로 이해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기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매일의 일상이 “언제나 기도하는 맘으로 겸허함과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삶의태도”(Prayerfulness)라는 사실입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