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메리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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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섭(장의사/시카고)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이민자들은 김포를 떠날 때 혹은 인천을 떠날 때 아메리칸 드림을 가슴에 안고 왔습니다. 잠시 멈추시고 자신을 둘러 보십시다. 한국에서 바라보던 그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셨는지요? 지금 그 과정에 계십니까? 아니면 포기 혹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7080 시절 이민 오신 분들은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오셨습니다. 저의 가정 역시였습니다. 가친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어 빈손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저는 청소년을 막 벗어나며 부모님 따라왔기에 막연히 엄청 잘 살기를 바라는 무의식의 욕망이 마음 속에 흐른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열심히 살아 왔을 뿐 내어 놓을 것이 없는 빈 손입니다. 사전은 아메리칸 드림을 미국 시민 누구나 새로운 의지로 열심히 일하면 성공하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있다고 정의합니다.

최근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두 사람을 보면서 새로운 도전을 받습니다.

8년 전 일리노이 주 청사 귀퉁이에서 미국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47세의 흑인이 있었습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그 당시의 모습을 지역 TV들이 생방송을 하였습니다. 저도 일을 하면서 실황 중계를 보았지요. 그때 저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흑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 상원의원으로 몇 년 정치활동을 하다가 일리노이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었지만 흑인인데 대통령이 되겠냐고 생각하였습니다.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되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 연설한 후 인기를 얻은 후 그 여세로 대통령을 꿈 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기적)을 성취하였습니다.

2011년 4월 백악관 기자들의 만찬이 있었습니다. 기자들 뿐만이 아니라 유명 인사들도 그 자리에 초대되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임 기간 중에 끊임없이 구설수로 오른 하나는 그의 출생지 건 이었는데 이 것을 문제로 삼는 사람이 트럼프였습니다. 트럼프도 이 만찬에 초대되어 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를 찍어 농담을 하며 무안을 주었습니다. “나의 출생지는 더 이상 캐묻지 말고 당신의 일이나 캐라”고, 그리고 연결하여 “도날드 트럼프는 백악관을 새로이 만들 것”이라며 백악관 앞의 기둥을 금색칠하고 지붕 위에는 트럼프 이름을 쓴 조작된 영상을 보이며 온 사람들이 트럼프를 비웃게 하였습니다. 연이어 어떤 사람이 나와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나온다고요? 농담이지요”라며 한번 더 비웃음의 대상으로 만들며 이어 갔습니다. 그때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된 후 그는 공화당에서 영향력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을 하고 물밑 작업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때가 그의 나이 육십다섯 이었습니다. 공화당 내의 정치인들도 트럼프를 연예인 혹은 얼굴을 팔려는 기부자로만 이용하려 하였지 실세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나왔을 때 수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언론도 미친 자라고 혹평을 하며 비웃었습니다. 저 역시 그리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수모를 당한 65세에 새로운 영역의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나이 70에 이루었습니다. 수 많은 수식어가 붙은 아메리칸 드림을……

한 사람을 더 생각해 보려 합니다. 유태인 정신분석 의사로서 2차대전 중 나찌에 잡혀 종전될 때까지 강제 수용소에서 순간 순간 죽음을 대하며 살았고 부모와 형제와 아내를 아우쉬비츠에서 잃은 빅터 프랭컬입니다. 그는 인생은 어떤 것이 아니라 항상 어떤 것이 되는 기회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유대인 강제 포로수용소에서 더 이상 잃을 것 없는 인간의 몸뚱이만 남았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를 결정하는 기회는 계속 주어지고 있었다고 알려줍니다..

다시 젊어지지 않는 나이에 들면서 자칫 아메리칸 드림도 저녁 노을 바라보듯 굿-바이 하기 쉬운 때가 되었습니다. 세인들 모두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던 미국의 현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을 보며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는 은퇴할 나이의 사람에게도 소수 민족인 우리에게도 우리의 결정에 따라 있다고 스스로 격려해 봅니다. 희망을 품고 40년 전의 꿈 다시 꿔 보렵니다. 나도 아메리칸 드림도 함께 살아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