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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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다음 주에 있을 시카고 컵스의 야구경기 티켓을 사놓고 벌써부터 좋아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약한 좌석의 위치를 컴퓨터로 몇번이나 확인해 보면서 큰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방학을 맞아 위글리 컵스 경기장을 난생처음으로 가보게 될 막내 아들의 모습입니다. 아마도 야구 경기를 보며 나누게될 잊지못할“아버지와 아들”의 추억의시간이 될 듯합니다.  아들때문에 저도 수십년 만에 모처럼 시카고에 컵스 구장에 가야할 것 같습니다.  박찬호 선수가 컵스와 경기할 땐 교회의 청년들과 함께 간혹 가본 적은 있지만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합니다. 간혹TV에서 부자가 함께 스탠드에 앉아 야구경기를 보는 모습이 보기에 참 흐믓해 보였습니다. 사실 저에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아버지는 먼거리에 계신 분처럼 대하기에 힘들고 어려운 분이셨습니다.물론 마음속으로 아들을 사랑하는 맘이 가득한 분이셨지만 표현없는 과묵한 아버지보다는  친근하셨던 어머니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었던 것 같습니다. 이젠 가까이 하려해도 찾아뵐 수 없는 이 땅을 떠나신 분이 되었지만 “아버지날”을 보내며 무척 많이 당신을 그리워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아마도 그같은 마음 때문에서 일까요?  아들을 데리고 컵스구장을 찾는 것은 바쁘고 엄한 아버지의 이미지가 아닌 친근하고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아들이 발견해 주길 은근히 기대하는 맘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팀 켈러 목사는 야곱의 생애를 흥미롭게 우리게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그를 가리켜“복을 얻어 내기위해 평생의 씨름을 싸웠던 인물”로 소개합니다. 그는 큰 아들, 에서에게 주워질 복을 가로채기 위해 아버지가 좋아하는 별미를 만들어 그를 대접하면서 아버지의 마지막 축복을 얻어냅니다. 이 대목에서 팀 켈러 목사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과연 아버지 이삭이 첫 아들로 변장한 야곱을 위해 어떤 복을 빌어 주셨을까? 아마도 그것은 야곱이 속임수를 써서라도 아버지에게 간절히 듣기를 원했던 축복의 말이 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나는 세상 누구보다도 너를 더 사랑하고, 기뻐한다!”는 아버지의 유언과도 같은 축복였을 것이라고 소개 합니다. 어려서부터 형인 에서에게 밀려 아버지의 사랑을 빼앗겨온 그가 가장 원했던 것은 다름아닌 자신도 아버지의 사랑의 대상이라는 확신이었을 것입니다. 가장 칭송하는 인물로 부터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을 때, 우리는 그것을 인생최고의 축복으로 여기게 됩니다. 야곱이 사람으로부터 이같은 복을 얻어자 하는 집념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라헬이라는 여인의 복을 얻기위해 외삼촌 라반과 싸움을 하였고, 그의 라헬에 대한 집착은 자신과 결혼한 또 다른 여인 레아와 그 자녀들의 삶을 비참하게 망가뜨렸습니다. 결국 죽음앞에 봉착한 인생의 가장 큰 위기앞에 섰을 때가 되어서야 참 된 복은 사람으로 부터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가 깨닫게 됩니다. 얍복강가에 호올로 남아 기도의 밤을 지새워야 했던 야곱은 천사와 씨름하며 값진 인생의 교훈을 얻었던 것입니다. 바로 하나님이 얍복강가에서 전해준 축복의 말씀은 무엇였을까요? 아마도 그것은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참으로 너는 내 기뻐하는 자라!”는 음성이 아니었을까요? 아버지 하나님에 대한 발견였습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안에 우리가 있음을 발견하는 것, 그같은 확신은 세상의 어떤 도전과 시험도 넘어설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사랑은 마치 야곱과 씨름하며 그에게 스스로 져준 천사와 같이, 죄인을 구원하기위해 스스로 연약한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리고 성령님을 통해, 마치 어린아이가아버지의 사랑앞에 당당한 것처럼, 이제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그 확신과 그 은혜를 누리게 해 주신 것입니다.“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갈4:6)  인생의 쉼없는 고달픈 씨름은 바로 당신이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녀요, 하나님의 기쁨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 지루하고 힘겨운 싸움을 끝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야곱의 축복된 인생은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발견에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야구경기장에서 갖게 될 “아버지와 아들”의 시간이 기대하 되어 집니다. 혹 아들의 맘속에 아버지를 향해 서운하고  오해한 일들이 있다면 눈녹듯 사라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들이 아버지의 재발견하는 시간을 기대해 봅니다. 컵스 경기가 무척이나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