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그리 시티즌(Ugly Citiz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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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

외국에 나가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우리나라의 이미지에 타격을 가하는 한국인을 ‘Ugly Korean’이라고 부르며 미국인의 경우에는 ‘Ugly American’ 이라고 부릅니다.  또 하늘나라 시민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품격이나 명예를 떨어뜨리는 추악한 그리스도인을 ‘어그리 크리스천(Ugly Christian)’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생기는 분쟁이 교회 밖으로 노출되고 확대 재생산되어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추한 일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모습을 하늘나라 시민 이라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빗대어 ‘추악한 하늘나라 시민들(Ugly Heavenly Citizens)’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Ugly Korean 이나 Ugly American을 보면서 불쾌하고 못 마땅한 것처럼, 세상 사람들은 Ugly Citizen들을 보면서 비웃고 눈살을 찌푸릴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어떤 일을 의논하여 결정할 때 ‘무엇을 할 것인가?’나 ’왜 해야 하는 가?’를 의논 할 때는 참석자들이 통일된 마음으로 진지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 할 때는 토론도 느리고 의견이 충돌 하며, 자기들의 일방 된 주장을 펴고, 양보나 타협 없는 한판 승부를 선언, 좋고 나쁨이나, 옳고 그름을 팽개치고, 모임이야 어찌되던, 훗날이야 어찌되었건, 서로 물고 싸우며, 저마다 상대를 제압하려는 전술로 공격, 상처들을 주고받으며 원수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교회도 예외라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이 ‘내편과 네편’으로 나뉘어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양보나 타협이 없이, 대립 각을 세우고 한판 승부를 위한 전면전을 선포, 원수처럼 서로 비방하고 싸워 교회가 분열되는 슬픈 소식들을 종종 듣게 됩니다.

시장에서 사온 10LB 백에 담긴 감자, 양파, 고구마 등이나 같은 박스에 담긴 과일 등은 크기, 모양, 무게, 색깔 등이 각각 다르지만, 같은 생명의 씨를 가지고 있어 같은 맛을 냅니다.  그리스도인들도 태어나고 자라온 배경과 현재 처한 환경 등이 모두 다르지만 한 주님을 믿어 한 몸 안에 한 성령을 모시고 한소망의 부르심을 입고 한 침례를 받아 한 아버지를 섬기며 살아가는 연합된 하나의 공통체입니다.  이렇게 연합된 관계를 가리켜 성경은 Unity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으로 인한 새로운 생명의 확신이 있다면, 살아가는 생활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달라 스스로 고민하거나, 주변의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여러분과 같기를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또 세상 사람들로 부터 그들과 같지 않음을 지적받고 있다면, 마땅히 인정받아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으로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바울은 에베소서 4장에서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 (엡 4:4-6)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연합은 같은 기계에 같은 원료를 넣고 만든 제품처럼 모양, 크기, 색깔, 무게 등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획일적이고 정해진 오차 범위를 넘지 않는 동일성(Sameness)은 그리스도인들의 연합 (Unity)와는 다른 것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다양성을 가진 연합(unity)은 유지하되 결코 ‘어그리 시티즌 (Ugly Citizen)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