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얼굴 펴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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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 시카고한마음 재림교회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은 미국 개인·사회생태학회(Personal and Social Physiology)에서 보톡스 주사를 맞아 인위적으로 표정을 환하게 만든 이들이 일반인에 비해 슬픔이나 분노에 둔감해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실험은 다음과 같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연구팀은 40명으로 이뤄진 관찰 그룹에 슬픔이나 분노가 느껴지도록 쓰여진 글을 읽게 하면서 그들의 감정과 이해력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런 뒤 두 번째는 똑같은 관찰 그룹에게 보톡스 주사를 맞혀, 일반인보다 추미근(corrugator: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찡그려지는 눈 근처의 근육)의 움직임을 둔화시켜 얼굴을 찡그리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보톡스의 효과가 잘 나타나게 되는 2주 뒤 똑같은 글을 읽게 하면서 역시 감정과 이해력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런데 매우 흥미롭게도 이전과 같은 분노나 슬픔을 일으키는 글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보톡스 주사를 맞은 다음에는 감정의 변화가 적고 이해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다고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보톡스 주사 때문에 얼굴이 마비가 되어 슬프고 분노가 치미는 글을 읽으면서도 표정을 지을 수가 없었던 것이고 이 영향으로 그들의 분노와 슬픔에 대한 감정과 이해력이 둔화된 것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 ‘얼굴 펴면 인생이 덜 괴롭다’는 격언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입니다. 단순히 밝은 얼굴을 하는 게 아니라, 일부러 기쁜 표정을 짓거나 심지어 보톡스 주사를 맞아서 인위적으로 환한 표정을 만든다고 해도 그렇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이른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라고 부르는데요. ‘몸’이 ‘마음’의 상태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 걸음 더 나가서 일리노이대 연구팀의 실험에 의하면 실험 대상자가 정답과 연관성이 있는 특정한 몸짓을 하면, 주어진 문제를 풀 때 훨씬 쉽게 푼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들이 어떠한 표정을 짓고 어떠한 행동을 하느냐가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오늘 이 실험 이야기를 읽으시면서 얼굴에 보톡스라도 맞아야 되겠다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얼굴에 무서운 독극물을 집어 넣는 것 보다는 밝은 표정으로 한번 웃어주는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요? 힘들고 어렵고 짜증나는 일들이 많지만 불평과 짜증이 가득한 얼굴이 아니라 밝은 미소의 행복한 표정을 지어 보십시요. 하나님께서도 그분의 따스한 얼굴을 우리에게 비추사 은혜를 베푸시고 그 환한 얼굴을 우리에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민 6:25-26).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환한 얼굴이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 주실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환한 얼굴로 나의 가족과 이웃들에게 기쁨을 나누어 보십시요. 우리의 밝은 표정 한번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합니다. 우리 얼굴 펴고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