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역사성을 가진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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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목사(시카고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총무, NIM 대표)

북한은 역사교육을 강조합니다. 일제 치하에서 독립한 이후 한반도에 주권국가로서 정통성을 고조선에서 조선까지 이어받은 것을 주장하며 국호도 ‘조선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이름했습니다. 김일성이 독립투쟁을 했다고 강조하고 나라를 구한 영웅이라고 칭송하면서, 건국 초기에 민족 영웅으로서 김일성을 지도자로 높여 왔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모든 국민들에게도 김일성처럼 국가에 충성을 하도록 여러 가지 세뇌를 병행해 왔습니다. 인생의 주체, 역사의 중심으로서 서도록 강조하는 북한의 주체사상이 개인 우상화로 변질되고 현실에 대해 무지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가지게 만든 것입니다.

사실 구한말 바람 앞의 등불과 같았던 한반도에 희망을 가져다준 것은 김일성이 아니라, 복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생명의 복음을 증거하며 가난하고 억눌린 조선 민족을 사랑하며 헌신한 귀한 선교사들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조선 땅에 교회의 부흥을 허락하시고, 복음으로 새로운 나라가 되는 길을 인도하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제 신사참배의 압력에 대부분의 교회가 무릎을 꿇고 우상숭배의 죄를 저질렀습니다. 놀라운 부흥을 경험하고 민족에게 소망이 되었던 교회가 민족의 미래에 어두움의 그림자가 되었고 땅에 버려져 밟히는 소금이 되었습니다.

민족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 교회가 먼저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고, 역사의 주관자되신 하나님의 뜻 앞에 바로 서야 합니다. 한국 교회와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들의 모습이 역사 앞에 바른 소명을 가지고, 하나님이 주시는 소망을 복음의 삶으로 나누고 섬기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들은 선교사님들과 믿음의 선조들이 보여준 이웃사랑과 역사의식을 적극 계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며 헌신하는 역사성 있는 신앙생활을 하지 못함을 회개해야 합니다. 기복주의, 개교회주의, 성장지상주의에 더 많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기복주의는 내 가족과 내 교회의 복락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으로 교회의 존재 목적을 상실하게 했습니다. 개교회주의는 개인주의가 극대화되는 사회적 현상을 따라 한민족교회의 공교회성을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성장지상주의는 양적 성장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한 영혼을 천하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목자의 심정을 잃어버리게 하고, 성도들을 도구화 시켰습니다. 이제 한민족교회는 우리 민족이 현재 처해 있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성경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웃 사랑과 민족 사랑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국들과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분단의 빗장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는 것 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믿음으로 발을 내디딜 때, 주님께서 그 땅의 문을 열고 복음으로 민족이 하나되고 구원얻는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널 때는 물이 갈라져 마른 땅이 된 바다를 건넜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창일한 요단강에 믿음으로 발을 내딛고 건넙니다. 이런 믿음이 한민족교회 가운데 필요합니다. 여호와의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의 발이 물 가에 잠기자 사해로 흐르던 물은 끊어지고, 마른 땅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제사장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 건너갈 때까지 요단 가운데 마른 땅에 굳게 서 있었습니다. 2백만 명이 걸어서 강을 건너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을까요? 언약궤를 메고 그 긴 시간을 서 있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성령께서 힘주시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통일이 될 때까지 기도의 자리를 지키는 것도 성령께서 함께 하실 때 가능합니다. 한민족교회의 지도자들이 믿음으로 요단강에 발을 내디디고, 모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 건널 때까지 요단강 가운데 굳게 섰던 제사장들 같은 역할을 잘 감당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돕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