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적 배변(排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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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11월 19일은 세계 화장실의 날(World Toilet Day)입니다. 세계 화장실의 날이라고 하니 조금은 생소하지만 사실 창조 이래 인간이 살아오면서 인류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 중에 하나가 화장실 곧 변을 처리하는 문제였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불과 한 세기 전만해도 산업혁명으로 도시가 발전하고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런던이나 파리와 같은 대 도시에서도 대소변을 제대로 처리하는 화장실이 없었으니 여전히 집안에 대소변을 모아두었다가 그대로 창문 밖으로 내던져 오물을 처리했습니다. 그래서 보슬비라도 오는 날이면 악취가 진동하여 살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사실 병원균의 전염에 대해서 거의 무지했던 시대에 대소변을 위생적으로 잘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이 당연 하였을지도 모릅니다. 후에 분뇨가 티푸스나 콜레라, 이질과 같은 각종 전염병의 온상인 것이 알려 지면서 미생물학도 함께 성장했는데 이는 화장실이 미생물학과 같은 기초과학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도 여전히 화장실 문제가 해결 되지 못해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세계화장실기구 (World Toilet Organization)의 대표인 잭 심은 “현재 전 세계에서 20초에 한 명씩 화장실의 불결로 죽고 있다. 화장실의 문제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육적으로 건강 하려면 몸 안에 있는 배설물을 잘 배출해야 하는 것 처럼 영적으로도 건강하려면 마음속에 있는 더러운 배설물을 잘 배출해야 하는데 그럼,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으로 어떤 배변을 잘 해야 할까요? 사도 바울은 바울은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악하고 더러운 것들을 구체적으로 로마서 1장 29-31절에 언급하고 있는데 그것들은 악한 생각, 음란.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독. 속임. 음탕. 질투. 비방. 교만. 우매함. 불의. 추악. 탐욕. 악의. 시기. 분쟁. 사기. 수군 수군. 능욕. 교만. 자랑. 부모 거역. 무정함. 무자비함과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육적 배변과 영적 배변의 차이는 그것들이 배출되는 곳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육체의 배설물은 뒤로 나오지만 영적인 배설물들은 앞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마 15:11) 그렇습니다. 우리가 입만 열면 온갖 더러운 것들이 나옵니다. 입만 열면 비방이 나오고, 질투가 나오고, 교만이 나오고, 속이는 것이 나오고, 험담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럼 영적 배변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이는 하나님께서 알려 주신 배설물을 처리하는 방법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신명기서에 말씀하시기를 대변을 볼 때에 진영 밖으로 나가 땅을 파고 그것을 덮으라고 하셨습니다(신 23:12-13) 이것은 일차적으로 위생을 위한 조치로 미생물학의 이해가 없던 그 시절 하나님의 지혜로 주어진 매우 과학적인 처리 방법이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이 말씀을 영적으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진영은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이기에 거룩하였습니다(신 23:14). 그러므로 우리도 영적인 배변은 진영 밖에서 해야 합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진영이요. 우리의 가정도 하나님의 진영이요. 우리의 마음 또한 하나님의 진영입니다. 우리의 입에서 더러운 것이 나오려 거든 그곳에서 나가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배변은 혼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입에서 뭔가 더러운 것이 나오고 싶어서 입이 간질 간질 할 때 다른 사람과 같이 하지 마시고 혼자 조용히 하나님 앞에 고백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배변은 덮어야 합니다. 덮는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그 더러운 냄새나 세균이 퍼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리워 보이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용서라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들의 입에서 영적인 배설물들이 나오려고 하거든 오직 하나님 앞에서 배설하시고 돌아서실 때 그것을 덮으시기 바랍니다. 오직 하나님 하고만 이야기 나누시고 마음에 묻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꺼내지 않도록 용서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진영 밖에 변소를 만들고 그곳에서 혼자 배설하고 돌아설 때 묻어버릴 수 만 있다면 우리는 육적으로 영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