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적 씨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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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성도들은 매순간 치열한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따라서 이기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에베소서 6장 말씀에 승리의 비결이 있습니다. 먼저 영적 전쟁의 성격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 우리의 적은 혈과 육이 아니라 악한 영들입니다. 혈과 육은 사람을 말합니다. 오감에 묶여
살다 보니,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이렇게 저렇게 힘들게 만드는 사람들을 우리의 적으로
대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선 우리의 적은 악한 영들이라고 분명히 가르쳐 주십니다.
그 악한 영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속여서 악한 행동을 하게 만들고, 또한 그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해 우리를 분노하게 하고 용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겁니다.
욥기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두루 다니고 온 사단에게 욥의 믿음과
의로운 삶을 칭찬하십니다. 그러자 사단은 욥의 신앙을 하나님께서 부어 주시는 축복
때문이라고 깎아내리고, 만약 하나님께서 축복을 거두시면 욥도 하나님 경외를 멈추게 될
것이라고 도전합니다. 욥을 신뢰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그를 시험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자
사단은 바로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때 사단이 이용한 주된 도구가 바로 사람들이었습니다.
스바 사람들과 갈대아 사람들을 유혹해서 욥의 재산을 강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욥의
신앙이 흔들리지 않자, 사단은 욥을 위로하러 온 친구들을 이용합니다. 욥이 고난을 받는
이유가 욥이 지은 죄 때문이라고 계속 밀어 부치게 한 겁니다. 친구들의 공격에 아주 큰 상처를
받았지만, 욥은 끝까지 하나님을 붙잡았고 결국은 승리합니다.
이처럼 악한 영들은 사람들을 도구로 삼아 우리를 공격할 때가 많은 겁니다. 목적은 관계를
공격해 공동체의 하나됨을 망가뜨리려는 겁니다. 따라서 성도들은 자신의 적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더불어 사는 사람들 모두를 사랑의 대상으로 품고 어떤 상황에서도 이해하고 용서할
때 악한 영의 계략을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우리가 치르는 영적 전쟁의 특징은 씨름입니다. 씨름의 특징은 다수 대 다수의 싸움이
아니고. 일대일의 싸움이라는 겁니다. 다수 대 다수의 전쟁에서는 져도 운 좋게 살아남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하지만 일대일의 레슬링은 다릅니다. 한 쪽이 승리하면 다른 한 쪽은
반드시 패배하는 방식의 싸움인 겁니다. 나를 반드시 쓰러뜨리려고 하는 적의 차갑고도 뜨거운
눈빛을 마주보며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겁니다. 올림픽 기간 중 보았던 레슬링이나, 명절 때
한국에서 보았던 씨름을 기억해보면, 우리가 치러야 하는 영적 씨름이 얼마나 치열한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을 통해, 우리가 매일 치러야 하는 영적 전쟁이,
조금이라도 정신줄을 놓치면 바로 지고 마는 씨름과 같다고 분명히 경고하고 계신 겁니다.
주님도 영적 씨름을 치르셔야 했습니다. 먼저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시는 동안
마귀로부터 직접 공격을 받으셨습니다. 마귀의 공격은 집요하고 끈질겼습니다. 인간의 3대
약점, 즉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차례차례 공격했습니다. 끝내 예수님을
이기지 못했지만, 악한 영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광야의 시험이 끝난 후에도, 마귀는 잠시
주님을 떠났을 뿐, 공생애 내내 이런저런 모양으로 주님을 공격했습니다. 매번 패했지만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는 그 순간까지 집요하게 공격했습니다. 이제는 그 공격의 발톱이
우리들을 향하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께서 영적 씨름을 강조하시는 목적은 겁주시려는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 주시려는 겁니다. 또 하나의 목적은 영적 씨름에서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필승의 무기들을
준비해두신 겁니다. 바로 하나님의 전신 갑주-구원의 투구, 의의 흉배, 진리의 허리띠, 믿음의
방패, 말씀의 검, 복음의 신발, 그리고 기도-입니다. 무장해야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