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예수의 부활과 그의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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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무덤에 장사된 것은 많은 사람에게 실망이었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그를 따르던 제자들에게는 삶 전체가 무너지는 좌절과 허탈, 불신과 두려움이었다. 무덤이 비어 있다는 말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은 달려가 그것을 확인하였으나 부활을 알지 못하였다. 주를 만난 여인을 통해 예수께서 살아나셨다는 말을 듣지만 허탄한 말로 들렸다. 제자들은 유대인을 두려워하여 문을 닫아 걸고 있다 (요20:19).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주님은 두려움에 눌려 있는 제자들을 찾아오신다. 부활하여 살아계시다는 것은 말보다는 만남으로 확인된다. 평강이 있을지어다 하신다. 유령이 아닌가! 놀라는 그들에게 손과 옆구리를 보이시며 영은 살과 뼈가 없지만 나는 있다 하시고 음식도 잡수신다. 두려움과 절망이 기쁨으로 변한다. 손으로 만지고 확인해야 믿겠다던 도마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 고백하며 찬양한다.

목회 초창기 정말 헌신하여 최선을 다하던 수난주간 성금요일에 깊은 영적 어둠의 수렁에 빠졌다. 실망과 의심에 덮여 모든 의욕이 사라지다. 부활주일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고민이다.  토요일 아침 본당 십자가 앞에 앉아 있는데 부활하신 주님이 나타나시다. 순간 모든 어둠이 사라지고 기쁨과 감사가 속에서 올라온다. 갈등속에 허우적하던 아내에게도 그날 밤 같은 일이 일어나다. 부활주일 새벽예배는 살아계신 주님을 모신 감격과 기쁨이었다.

제자들은 문을 닫아 걸었다. 마음도 잠그다. 그런데 주님이 오셨다. 주님은 닫힌 문, 마음을 열고 오신다. 그들이 기뻐하자 평강을 다시 전하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낸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신다. 문을 열고 오신 주님은 그들을 밖으로 내어 보내신다. 주님은 닫힌 눈도 여신다. 실망 속에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에게 주님이 나타나 동행하며 대화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한다. 저녁 시간 식탁에서 주님이 축사하시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주를 알아보았다. 그들은 바로 다른 제자들을 찾아가 그 일을 알렸다. 예수 사람을 정죄하고 이단으로 척결하려는 교만과 증오의 사울을 주께서 만나시니 그의 눈이 열리고 주를 보게되자 그는 많은 사람의 어둔 눈을 열어 생명의 빛을 보게하였다. 로마는 조직적으로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며 복음에 문을 완전히 닫았다. 그러나 주께서 콘스탄틴 황제로 문을 여시더니 로마를 통하여 복음이 세계로 뻗어가게 하였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향하여 숨을 내쉬며 성령을 받으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 하신다. 죽지 않는 생명으로 부활하신 주님의 숨은 흙으로 만든 사람에게 하나님이 불어넣은 생기와 같은 성령이다. 제자들은 이제까지 흙의 육체로 살았지만 이제 주의 성령으로 생령 곧 영의 사람이 된다. 거듭남, 중생이 일어나고 육으로 할 수 없는 일을 하게된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달라지며 어려운 것은 남을 용서하는 것이다. 악한 자의 죄를 용서하는 것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기도하신 첫 말씀이다. 용서는 구원을 위하여 오시고 죽으시는 주께서 원수에 대하여 하신 일이며 주의 생명과 영을 받은 사람의 사명이다. 인종과 언어, 계급과 성별의 차이와 대결 가운데 내가 먼저 용서한다면 중간의 담이 무너지고 화해와 자유가 임하지 않겠나!

부활한 주님을 만난 제자에게 변화가 왔다. 주를 믿는 우리는 어떠한가? 나는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