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감을 초월하는 신앙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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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스캇 펙은 “아직도 가야할 길” “끝나지 않은 여행” “마음을 어떻게 비울 것인가” 등의 책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 정신의학자입니다. 그는 1983년에 발표한 “거짓의 사람들”이란 책에서 자신이 기독교로 회심하게 된 계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쓸 당시 스캇은 환자를 치료한지 15년 정도가 지난 때였습니다. 그동안 스캇은 묘한 환자들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들의 치유 경험이 “거짓의 사람들”이라는 책을 쓴 동기가 됩니다. 이 묘한 환자들은 몇몇 특징을 갖고 있는데 첫번째가 거짓말 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려면 그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하는데, 의사가 그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거짓말하는 겁니다. 다른 특징은 의사와 힘겨루기를 한다는 겁니다. 의사가 치료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환자가 오히려 치료의 과정을 주도해가려고 하는 겁니다. 이런 종류의 환자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치료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그냥 넘길 수 없다는 투철한 소명 의식 때문에 스캇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합니다. 축사의 과정에 직접 참여한 겁니다. 축사는 말 그대로 사탄을 쫓아내는 작업입니다. 그때까지 과학적 사고의 길만 걸어온 스캇으로선 큰 결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눈으로 직접 사탄의 유무를 확인하고 싶었던 겁니다.

먼저 스캇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축사 도구에 놀랍니다. 하나는 믿음의 기도였습니다. 축사 팀이 믿음으로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 임하셔서 능력으로 일하시는 장면을 직접 본 겁니다. 스캇은 그때의 경험을 이렇게 기록해두었습니다. “치료를 행하시는 분은 하나님 한 분이셨다.” 또 하나의 도구는 축사 사역자들의 사랑입니다. 축사는 수십 시간에서 몇 일까지도 걸리는 아주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그 긴 시간을 꼬박 환자 곁에 머물며 저항하는 사탄의 무시무시한 공격들을 다 받아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사역자들은 묵묵히 인내하며 끝까지 조건없이 환자를 돌봤습니다. 스캇은 그들의 이 진실한 사랑이 축사의 강력한 도구임을 깨닫게 됩니다.

스캇은 정체를 드러낸 사탄이 쏟아낸 말들을 다 기록해두었습니다. 그중 몇 가지 입니다. “인간은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만 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 것도 의지해서는 안 돼.” “죽음은 인생의 절대 종점이며 그 뒤엔 아무 것도 없어.” “모든 인간 행동의 주요 동기는 돈이야.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그건 단지 그가 철저히 위장하고 있을 뿐이야. 그러므로 돈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잘 사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야.” “그리스도가 사람들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난 예수를 반대하고 미워해.” “나는 사람들이 바쁘게 일하길 원해. 그러다보면 싸움이 일어날 테니까.”

결국 스캇은 이 축사의 경험을 통해 1980년 3월 9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스캇은 후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경험하는 신비의 세계는 참으로 거대하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는 신앙인들이 경험하게 되는 영적 세계를 멋지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세계만 경험할 뿐입니다. 하지만 뭐든지 가능하신 능력의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가는 믿음의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신비한 사건들, 기적이라고 부르는 사건들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분명 살아계시며 참으로 전지전능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