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늘 당신의 저축은 자녀를 풍요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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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원 공인재정상담가

소설가 공지영씨가 쓴 “지리산 행복학교”라는 책에 나오는 한 노인이 있습니다. 이 분은 1970년대 지리산에 있는 쌍계사 근처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작은집이 국립공원에 수용되며 국가로 부터 보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가장 선호하던 보상 조건은 국립공원 관광지의 상가를 받는 것 이었는데 이 노인은 상가대신 멀리 떨어진 야산 하나를 선택하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노인을 어리석다고 비웃었는데 이 노인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보상받은 야산의 주인이 되자마자 이 노인은 매일 주먹밥 두덩이를 들고 산으로 향하여 아이 손가락 만큼 가느다란 묘목을 온 산에 심기 시작하였습니다. 지리산으로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상가를 분양받은 집들은 살림이 펴고 동네 유흥가도 호황을 누리는 것을 보며 이 노인의 자녀들은 아버지께 불평을 늘어 놓았습니다. “아버지 마을 사람들이 아버지를 보고 바보라 캅니다. 그 후미진 산에다 나무는 심어서 뭐할라꼬 그 고생을 하면서 우리까지 이 고생입니꺼?” 이러한 자녀들의 불평에 노인은 이렇게 대답을 하십니다. “아부지 생각에 세상은 바뀐다. 낭구라 카는 거능 10년 내다보는 기 아이라 20년 30년을 내다보는 기라.  밤을 심으면 밤을 얻을 끼고, 매화를 심으면 매실을 따겠제. 마을사람들이 모라캐도 너거는 신경쓰지 말그래이. 봐라, 아부지가 매일 낭구를 심으믄 아부지가 죽기 전에 가져갈 것은 실은 아무것도 엄다. 그러나 너거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여기서 수 많은 것들을 얻을 끼고 너거들이 낳은 아그들, 그러니까 내손주들 대에는 이 산의 나무만 가지고도 그냥 살 날이 올기다.” 이 노인이 나무를 심기시작하여 수십년이 지난 지금 노인의 산에서 나오는 소출은 인근 상가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엄청난 금액이 되어서 그 자손들은 노인의 지혜에 감사하는 삶을 살고있습니다.

여러분이 직장은퇴계획인 401k, IRA와 같은 개인 은퇴구좌, 또는 뮤추얼펀드등에 저금하는 것은 이 노인이 수십년전에 야산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습니다. 얼마전 은퇴하신 한인 간호사 분은 이 노인과 같이 고된 삶을 살면서도 병원에서 제공하는 은퇴계획에 월급의 일부를 꾸준히 저축을 하셨습니다. 약 33세가 되시던 해부터 병원에 근무하시기 시작하여 66세에 퇴직을 하셨는데 이분이 자신의 병원 은퇴구좌에 월급으로 불입을 하신 돈은 약 이십만 달러 였고 병원에서 매치를 해준 금액은 약 구만불 이었습니다. 이분이 은퇴를 하실때 은퇴구좌에 적립되어 있는 돈은 자그마치 칠십 팔만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분은 그동안 소득세 납세도 열심히 하셨기 때문에 사회보장 연금에서 매월 약 $2,900을 받으시고, 은퇴구좌에 적립된 구좌에서 약 $3,000씩을 매월 찾아서 생활을 하시는데 매월 받으시는 돈은 대부분이 투자수익금이기 때문에 가지고 계신 칠십 팔만불은 손주들의 학자금이나 자녀들의 좀더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이분이 돌아가신 뒤에도 사용되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민 1세 또는 저와 같은 1.5세대들은 지리산 자락에서 나무를 심은 노인과 같이 후대를 위한 나무를 심는 자들 입니다. 단순히 자녀들에게 재산을 물려준다거나 부유하게 살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한인 자손들이 넉넉한 재정과 뒷받침을 바탕으로 영세업이나 생계에 얽매인 삶이 아닌 주류 사회에서 훌륭하게 경쟁할 수 있는 학업, 사업기반등을 마련해 주는 토대가 되는 것 입니다. 우리가 현재 걷고 있는 이민 초창기의 삶을 우리보다 약 100년 먼저 이땅을 밟은 백인들, 유대인들이 걸었습니다. 우리 한인 동포 사회는 이들보다 더 나으면 나았지 모자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저축하고 노력하는 우리 모두를 통해 풍요로운 후손들의 미래가 열리는 것을 기대해 봅니다.(Tel: 847-486-9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