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른 뺨을 치거든 왼 뺨도 돌려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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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

예수께서 성전을 깨끗하게 하신 기록은 요한복음은 사역 초기에, 공관복음은 마지막 부분에 있어 의문을 갖게 하지만 본문을 자세히 읽어 보면 각각 다른 기간에 두 차례 행하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월절을 보내시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도착한 예수께서는 성전 이방인의 뜰에서 소, 양,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과 돈을 바꾸는 사람들을 보고 노끈으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성전 뜰에서 내쫓으시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동전을 흩으시고 테이블을 뒤집고,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여기서 가져가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며 화를 냈습니다.

당시 유월절을 보내기 위해서 먼 곳에서 예루살렘으로 모여든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살던 곳에서 하나님께 드릴 희생제물을 가져오려면, 여행 중에 동물이 부정 해 질 수도 있고, 안식일이라도 겹치면 먹이를 찾고 분비물을 처리하는 등의 일들이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행 중 관리 할 필요도 없고, 이미 제사장들을 통해서 검증된 희생물을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성전에서 ‘인스턴트’로 구입해서 드리는 그야말로 ‘일거양득,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전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전 뜰에서 짐승을 거래하고 환전을 하는 것은 성전을 관리하는 제사장들의 하락이 있어야 가능했고, 물건의 매매는 반듯이 성전 전용 동전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제사장들은 환전과 매매에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비록 약하지만 화를 내신 것은 당시 동전을 사용하던 페르시아, 시리아, 에굽, 그리스, 로마 등 나라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이 성전화폐로 환전하여 동물을 구입하는 시스템이 성전의 원래 목적에 어긋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성전이 장터가 되어 제사장들은 돈을 벌어들이고, 그 벌어들인 돈으로 자신들만의 부를 누리고 있는 것이 예수께서 화를 낸 동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화가 과연 정당한가? 하는 것입니다. 그는 먼저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짐승을 사려는 ‘디아스포라’ 들을 설득하여 무엇이 문제인가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가르침 “오른 뺨을 치거든 왼 뺨도 돌려대고, 오리를 가려는 자들과 십리를 가고, 속옷을 원하는 자들에게 겉옷도 주라.”는 용서와 포용이 없이 화를 내므로 자신의 ‘산상 수훈’을 스스로 어긴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의문을 갖는 또 하나의 예는 마태복음과 누가 복음에 기록된 서기관들과 바리세인들을 꾸짖는 장면입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마태 23:13-33) 무서운 독설과 엄청난 저주가 섞인 공포의 화입니다. 아마도 목에 핏대가 서고 거친 음성이 아니었을까 상상 해 봅니다.  물론 그들은 그리스도의 사역 초기부터 모든 가르침에 도전하고 가는 곳 마다 소란을 피웠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지상 생활을 마감해야 하는 시점.  하나님의 말씀을 입으로 가르치기만 하고 스스로 실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백성들을 지옥으로 몰아가는 그들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화를 내신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며칠 후 바로 그들에 의해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면서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시므로,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라.”(마태 5:44)는 메시아로써의 가르침을 스스로 실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