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요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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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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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은 지혜를 요구한다. 예수님은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살라고 말씀하신다 (마 10:16).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야 하는 이유는 세상이 악하고, 타락하고, 부패한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전도서 말씀을 보면,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라고 했다 (전 3:1-2, 7).

요셉은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가 꾼 꿈은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계시였다. 하지만 계시라고 하더라도 곧바로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니엘에게 계시를 주신 주님은 때가 되기 전에는 함구하라고 하셨다.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단 12:4).

밝혀야 하는 계시가 있고 때가 될 때까지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계시가 있다. 요셉은 자신이 받은 꿈의 계시를 자기 마음속에만 간직하는 것이 지혜로웠을 것이다. 야곱의 태도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야곱은 요셉을 꾸짖고 난 후, 그 말을 간직해 두었다고 성경은 전한다 (창 37:11). 요셉이 꾼 꿈이 어떻게 될지, 시간을 두고서 보겠다는 태도다.

요셉은 나중에 지혜로운 사람이 되었다. 순진하고 어리숙한 요셉이 철저히 사람을 다룰 수 있는 무서운 요셉으로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혜가 충만한 요셉의 모습이 창세기 42~45장까지 나타난다. 어느 날 가나안 땅에 흉년이 들었다. 그래서 요셉을 미워했던 형제들은 애굽에 양식을 구하러 간다. 이때 요셉은 이미 애굽의 제2인자, 국무총리가 되어 있었다. 형제들은 모두 요셉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양식 주기를 간청한다. 요셉의 꿈대로 이루어졌다.

형제들은 자기 앞 보좌에 앉은 사람이 동생 요셉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나 요셉은 이들을 알아차렸다. 그는 이들이 형들인 것을 알고 마음이 울컥해서 당장이라도 가서 끌어안고 울고 싶지만, 이 감정을 절제한다. 오히려 모르는 체 하고 엄한 말로 꾸짖는다. “너희가 어디서 왔느냐? 왜 왔느냐? 너희들은 분명히 이 나라를 정탐하러 온 간첩들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들을 감옥에 가둔다.

그러다가 나중에 한 사람만 볼모로 잡고 나머지는 다 풀어 주어서 자기의 친동생 베냐민을 데려오게 한다. 형들이 베냐민을 자기 앞에 데려왔을 때도 요셉은 자기감정을 절제하고 모른 체 한다. 나중에 형제들에게 양식을 듬뿍 주어 가나안으로 보낼 때 요셉은 몰래 자기 은잔을 가장 사랑하는 동생 베냐민의 배낭에 집어넣는다. 그 뒤 곧바로 추적해서 그들이 내 은잔을 훔쳤다고 하면서 가방을 뒤진다. 누구든지 은잔을 훔친 자가 있으면 죽이겠다고 한다.

요셉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그 형들을 시험하기 위함이다. 이들이 과연 개과천선했는지 아니면 그대로인지 알려고 했다. 오랜 세월 산전수전 다 겪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했던 요셉은 지혜가 충만한 사람으로 성장했다.

신앙인은 순진하면 안 된다. 순진한 것은 신앙인의 덕목이 아니다. 신앙인은 순수해야 하지만 동시에 지혜로와야 한다. 세상이 얼마나 험악한가? 마귀는 우리를 유혹하고, 시험하고, 핍박하기 위해서 우는 사자처럼 으르렁대고 있다. 우리는 이 세상을 비둘기처럼 순결하고 뱀처럼 지혜롭게 살아가야 한다. “지혜가 없는 자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러면 주신다”고 말씀했다 (약 1:5-8). 지혜로운 신앙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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